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 독특한 디자인의 의류와 가방, 인형, 소품 등이 판매되고 있는 서울 홍대 앞 거리.[사진=뉴시스]
세계 각국은 벼룩시장을 최대한 활용한다. 시장별로 특색 있는 테마를 정하고 관련 즐길거리를 마련한다. 쇼핑 품목을 다양하게 만들어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에게도 ‘구매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런 측면에서 서울 홍대 주변에서 전개되는 ‘프리마켓(Free market)’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이 조금씩 우리 곁을 지나가는 듯하다. 지난여름 휴가를 유럽이나 선진국을 다녀온 분들은 대부분 해당 도시에서 벼룩시장(flea market)을 체험해 봤으 리라 예상된다. 벼룩시장이라는 용어는 19세기 말부터 사용됐다. 벼룩이 들끓을 정도의 고물을 판다는 의미에서 생겼다는 설說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벼룩시장은 미국보단 유럽에서 더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이 시장은 오래된 지역축제와 함께 열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서 유럽을 찾는 여행객들은 이 축제기간에 맞춰 여행 스케줄을 짜기도 한다. 우리나라 지자체가 진행하는 어수룩한 축제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특색있는 각국의 벼룩시장

# 사례 1 영국 =
영국 런던에는 유명한 벼룩시장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벼룩시장은 포토벨로 마켓이다. 이곳에는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골동품들이 장장 2㎞에 걸쳐 빼곡히 쌓여 있다. 유럽의 벼룩시장은 유럽의 오랜 전통만큼이나 기품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쓰던 물건을 모아놓고 내다파는 장터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독특한 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고 ‘클래식’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전통 있는 벼룩시장의 진짜 모습이다. 이런 맥락에서 포토벨 마켓은 우리나라 전통시장의 새로운 대안이자 훌륭한 벤치마킹 모델이다.

# 사례 2 미국 = 미국의 벼룩시장은 동네에서 정기적으로 혹은 부정기적으로 열린다. 동네 꼬마 등 특정 수요자를 상대로 열리기도 한다. 대부분 거라지세일(garage sale)이라 하여 차고 안 물건을 저렴하게 팔거나 물물교환하는 등 이웃 간 자연스런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 낸다. 유대인이 많은 지역일수록 거라지세일이 자주 전개되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자립정신을 키우고,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어른들은 거라지세일 할 때는 어린아이들을 꼭 동참시키는 습관이 있다.

# 사례 3 일본 = 일본 도쿄 요요기공원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은 20년 전통을 이어 내려오고 있다. 이곳 말고도 주말이면 시내 곳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 일본 전국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벼룩시장이 200여곳이나 된다고 하니 일본 국민에게 벼룩시장은 일상생활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벼룩시장을 최대한 활용한다. 시장별로 특색 있는 테마를 정하고 관련 즐길거리를 마련한다. 쇼핑 품목을 다양하게 만들어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에게도 ‘구매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런 측면에서 서울 홍대 주변에서 전개되는 ‘프리마켓(Free market)’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리마켓은 값비싼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어도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한정된 제품만을 파는 곳이다.

벼룩시장의 매력은 ‘소통’

누구든지 창작자가 돼 자신이 손수 만든 제품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 창작자와 소비자가 한 공간에서 마주하고 소통을 한다는 점이 바로 프리마켓의 매력이다. 서울 홍대 주변의 프리마켓이 각종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은 사람들의 생활과 활력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이면 문화와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이야깃거리가 넘쳐나게 된다. 대형마켓이 아무리 편리하다 한들 ‘스토리텔링’이라는 소소한 매력을 제공하긴 어렵다. 전통시장과 벼룩시장은 영세 상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즐겁고 인정이 피어나는 도시 생활을 위해서도 전통시장과 벼룩시장의 육성, 발전은 꼭 필요한 일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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