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내년까지 ‘2만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읽힌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구상대로 ‘청년 영웅’이 슈트를 입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2만명’이라는 규모는 대단한데, 다양한 연령대의 여러 직종을 아우르는 수라서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뉴시스]
내수 부진으로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유통기업들이 ‘인재 수혈’에 나섰다. 대표적 기업은 신세계그룹이다. 이 그룹은 9월 11~25일 신입사원을 공개 모집한다. “신세계를 이끌어갈 청년 영웅을 찾겠다”는 게 포부다. 흥미로운 부분은 신규 채용 규모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무려 2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4년 밝힌 그룹 10년 청사진 ‘비전 2023’의 연장선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해마다 1만명 이상을 채용하겠다는 고용 창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채용 방식도 눈길을 끈다. 이 그룹은 9월 15일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 박람회’도 개최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에 달한 청년 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며 채용 박람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채용 박람회에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신세계푸드·신세계인터내셔날을 비롯한 10개의 신세계그룹사들과 에르메스코리아·신송식품·청우식품 등 115개의 파트너사들이 참여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박람회 진행에 필요한 장소·운영 등 각종 재정 전액을 부담한다. 이를 통해 일반 사무직부터 MD·판매·영업·유통·물류·외식·디자인·IT 등 다양한 직종을 아우르는 폭넓은 채용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청년 구직자는 물론 경력 단절 여성,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구직 기회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번 채용 박람회가 진정성과 내실을 겸한 실질적인 채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참된 채용’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그룹 차원에서 개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런 채용 계획이 실질적으로 청년 고용을 유발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올 하반기 1만4000여명 채용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중 대졸 신입 규모는 100여명선이다. 채용 박람회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현장에서 면접을 보고 채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떤 일자리가 있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채용 박람회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파트너사들이 박람회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협력사라는 점을 구직자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우수 인재를 더 많이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청년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2017년까지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하자 대기업들은 앞다퉈 청년 고용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숫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실제 정규직 채용 규모는 작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계획한 내년까지 채용 인원 2만명은 다양한 연령대의 여러 직종을 아우른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 문제에 계획 규모만큼이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신세계가 찾는 ‘청년 영웅’, 과연 날개를 펼 수 있을까.
박소현 더스쿠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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