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청교도 ❷

▲ 오페라‘I Puritani(청교도)’는 작곡가 빈첸초 벨리니(Vincenzo Bellini)의 마지막 작품이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오페라 ‘청교도’는 벨칸토 오페라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빈첸초 벨리니(Vincenzo Belliniㆍ1801~1835년)의 마지막 작품으로 파리무대를 위해 작곡됐다. 벨리니는 다른 작품에 비해 ‘청교도’에 더 많은 시간과 심혈을 기울였다. 당시 파리에서 오페라 작곡가로 가장 유명했던 로시니(Rossini)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벨리니는 “비극 오페라의 대본은 통곡과 함께 소름을 끼칠 정도로 노래하다가 죽게 만들어야만 한다”며 대본을 쓴 카를로 페폴리(Carlo Pepoli)에게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고 한다.

오페라 ‘청교도’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자주 상영되지 못하고 있다. 주인공인 테너 아르투로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파트너인 소프라노의 ‘Mad Scene(광란의 장면)’과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의 높은 완성도 역시 충족하기 쉽지 않았다. 이 작품은 작곡가 벨리니의 가장 훌륭한 오페라다. 하지만 그의 다른 작품인 노르마(Norma)와 비교할 때 비극적인 요소가 완벽하게 연결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청교도’는 1835년 1월 24일 파리 이탈리안 극장(Theatre-Italian, Paris) 무대에 올라 대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작곡가 벨리니는 이를 보지 못한 채 과로로 숨을 거뒀다.

# 2막 = 성 안의 거실. 영주 발톤은 주민에게 자신의 딸 엘비라가 실성한 사실과 비극적인 운명을 하소연한다. 무대에 등장한 엘비라는 자신의 고통과 결혼식 날 일어났던 사건을 노래한다. 엘리라를 몰래 사랑했던 리카르도가 두 사람(엘리라의 예비신랑 아르투로와 국왕 카를로 1세의 미망인인 왕비 엔리케타)의 탈출을 도와준 것을 알게 된 발톤을 엘비라를 위해 아르투로가 사형에 처해지는 것을 막고, 리카르도와 함께 청교도만을 위해 싸우고 죽을 것을 맹세한다.

# 3막 = 엘비라 집 근처 바위산의 숲속. 청교도에게 쫓기는 아르투로는 바람 부는 숲속으로 몸을 숨기자 멀리서 엘비라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 노래는 예전에 그가 엘비라에게 가르쳐준 사랑의 노래다. 그녀의 노래에 감동한 아르투로는 자신을 쫓는 병사를 따돌린 뒤 엘비라의 집을 찾아 똑같은 노래를 불러본다. 이윽고 엘비라가 등장하고 두사람은 포옹한다. 아르투로는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엘비라에게 들려주며 다시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녀의 말과 행동을 통해 그녀가 미쳐있는 것을 눈치챈 순간 갑자기 들이닥친 청교도인에게 붙잡힌다.

아르투로를 체포한 청교도는 그에게 사형을 선포하고 엘비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성을 되찾는다. 뒤이어 스튜어트 왕조와의 전투에서 크롬웰이 승리했다는 소식과 함께 모든 스튜어트를 용서하라는 크롬웰의 명령이 전해진다. 이에 아르투로는 다시 엘비라와 결혼할 수 있게 됐고 지옥 같았던 무대는 다시 결혼식장으로 변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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