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형 SNS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페이스북을 선보였다.[사진=뉴시스]
SNS의 대명사로 꼽히던 페이스북ㆍ트위터를 둘러싸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젊은 가입자의 이탈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서다.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새로운 특징을 가진 SNS의 돌풍도 젊은층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역사를 살펴봐도 지금껏 ‘영원한 SNS’는 없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정말로 위기일까.

# 직장인 A씨는 평소 친구들과 포크 커틀릿(돈가스)을 즐겨먹었다. 페이스북 담벼락에 사진도 올렸다. 얼마전 페이스북 우측 상단에 ‘즉석 돈가스’ 광고를 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페이스북은 돈가스뿐만 아니라 A씨가 즐겨 먹는 다른 음식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 대학생 B씨는 과제를 하다가 트위터에 야구장에 가고 싶다는 멘션을 올렸다. 평소 특정 구단의 팬이었던 B씨는 타임라인을 통해 경기 출장 명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시대를 대표하는 SNS다. 이용자와 이용자가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두 서비스는 가입자 수, 수익, 기업가치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다른 SNS에 비해 월등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최근 두 서비스는 ‘위기론’에 직면해 있다.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SNS가 계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두 서비스의 위기가 당장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근거는 페이스북의 연례 개발자 회의인 ‘F8 2015’. 이 자리에서 메신저 서비스가 대폭 강화된 페이스북을 선보였는데, 일대일 대화형식에 비즈니스를 추가한 형식이었다. 가령 어떤 쇼핑몰이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을 이용하면, 배송 안내나 반품 신청접수 등을 채팅 형식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페이스북 자체가 거대한 쇼핑몰이 된다는 얘기다. 트위터 역시 마찬가지다. 속보성 정보를 중계하던 트위터는 그동안 140자로 텍스트 자수를 제한했다. 그러나 최근 이용자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는 ‘DM’에서 텍스트 제한을 풀었다. 팔로윙(구독)을 해야만 정보를 볼 수 있던 한계에서도 벗어났다. ‘인스턴트 타임라인’이라는 서비스인데, 트위터에 처음 가입해 팔로우하는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도 사용자가 관심을 보일 만한 유명인사의 트윗을 보여준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트위터가 이용자를 분석해서다. 이용자 스마트폰의 연락처에 접근해 연락처 속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이들의 관심사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을 자체 알고리즘으로 파악해 신규 가입자의 관심사에 적합한 계정을 추천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마음과 과거를 읽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두 서비스의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답을 페이스북, 트위터라는 플랫폼에서 찾았다. 굳이 새로운 콘텐트를 개발하지 않아도 SNS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른 애플리케이션(앱)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는 거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은 “앞으로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SNS가 도입될 것”라며 “이미 정보의 종합 허브로 거듭난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지위는 공고하다”고 내다봤다. 새로운 경쟁의 장이 열렸고,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이 경쟁에서 승리할 공산은 여전히 커 보인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