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형 SNS

▲ 이미지형 SNS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소통창구가 됐다.[사진=뉴시스]
젊은 세대들에게 휴대전화로 장문의 글을 쓰는 건 귀찮은 일이다. 여기 따로 글을 쓰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한 SNS가 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이미지형 SNS다. 페이스북은 첫 화면에서 글을 올릴지, 사진을 올릴지 물어보지만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올리고 글은 첨가하는 수준이다. SNS가 점점 단순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미지형 SNS인 인스타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월별 활동 사용자 수가 3억명을 돌파했다. 셀피(셀프카메라), 음식, 풍경 사진 등 일상을 담는 서비스로 사랑받으면서 페이스북에 이어 대형 SNS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형 SNS로는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핀터레스트, 텀블러, 페리스코프, 미어캣 등이 있다.

이미지형 SNS에서는 페이스북처럼 긴 글을 쓸 필요가 없다. 사진 한 장만 올리면 된다. 간편한 탓에 일상과의 밀착도가 높다. 네이버 ‘폴라’는 여기서 한발 더 갔다. 손쉽게 GIF 포맷(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는 사진)의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루픽’ 기능을 추가했다. 루픽은 순환(looping)과 사진(picture)의 합성어로 무한 반복되는 GIF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루픽 기능을 이용해 6장의 사진을 연속 촬영하기만 하면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SNS에 올릴 수 있다. 각 사진 주제를 해시태그로 저장하면 검색도 가능하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은 “어쩐지 내 일상을 과장해야할 것만 같은 페이스북과 달리 이미지 기반의 SNS는 편하게 사진만 올리면 된다”며 “이용자들이 풍경 사진이나 음식 사진 등을 감상하면서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 다가 아니다. 짧은 동영상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동영상 분야에만 특화된 SNS도 있다. 6초짜리 영상을 자신의 계정에 올려 사람들과 공유하는 서비스인 ‘바인’이다. 2013년 1월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인은 유튜브의 다음 세대라고 할 만큼 가파르게 성장했다. 6초라는 시간 제한은 트위터의 140자 제한처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동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답답할 수도 있지만 ‘말’보다는 ‘느낌’으로 소통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SNS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미지형 SNS의 인기 요인으로 ‘단순함’을 꼽는다. 이미지형 SNS의 관계 시작점이 ‘사진’이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단순히 자신의 관심분야에 맞는 사진을 올리고 그런 사진만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친구ㆍ가족과 같은 기존의 친분을 토대로 사회적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SNS 이용 매체가 PC에서 모바일로 급속히 전환된 점도 이미지형 SNS의 열풍을 도왔다. 5인치 안팎에 불과한 스마트폰 화면에서 작은 글씨는 쓰기도 읽기도 어렵다. 트위터 140자 글보다 인스타그램 사진 한장이 올리기 편하고 이해하기도 쉽다. PC에서는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하드디스크로 옮긴 뒤 업로드하는 게 번거로웠지만 스마트폰에서는 훨씬 간편해졌다. 사진과 동영상은 언어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만국공용어’다. 언어를 쓰지 않으면서 언어의 장벽을 깬 것이다. 여행 가서 찍은 풍경 사진을 올려놓으면 모르는 외국인이 와서 ‘멋지다’고 댓글을 달아주는 등 사진 한장만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이런 단순함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음란물 유통’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음란물 게시로 제재를 받은 SNS 자료는 2012년 273개에서 2013년 4741개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만7858개까지 증가했다. 불과 2년 만에 65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가 대부분 청소년인 이미지형 SNS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쉽게 음란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빠른 인기 상승만큼이나 음란물을 단속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고 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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