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

▲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은 "SNS를 이용하는 사람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진=지정훈 기자]
SNS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용어처럼 ‘개인공간’이 아니다. 당연히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SNS를 규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는 또 다른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킬 게 뻔하다. 이른바 SNS 스캔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한상기 소장은 “참여자들의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SNS가 발달하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프라이버시, 인격침해, 저작권, 음란물 문제 등이다. 마녀사냥, 악성댓글, 신상털기 같은 ‘SNS 스캔들’이 골치를 썩이고 있다는 거다. 문제는 SNS 스캔들이 우울증, 자살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 SNS로 인한 사회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SNS의 확산성이다. 과거 카페나 블로그에 달린 댓글은 그 공간에만 머물러 있었다. 지금은 내가 쓴 댓글이 소셜사이트에 올라가고 또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확산시킨다. 그것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말이다. SNS 상에서의 정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 SNS에 글을 올리는 건 다른 사람에게 ‘보라’고 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누가 봐달라고 하지 욕해달라고 하겠는가. 우리가 SNS에 편하게 글을 올리는 건 사적 느낌 때문이다. 페이스북만 해도 관계 설정을 할 때 ‘친구’라고 한다. 얼마나 친숙한가. 일상이 기록되고, 다른 사람의 일상을 친구와 수다 떨듯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SNS는 사적인 공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착각이다. 전문가들은 SNS를 공적인 공간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볼 수 있어서다. 최근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SNS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익명을 기반으로 한 SNS가 나온다고 SNS의 근본적 문제점이 해소될까.
아니다. SNS 세계에서는 '완전한 익명'이 없어서다. 기술적으로 익명의 가면을 벗겨내는 게 가능하다. 익명형 SNS에서도 비슷한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시간의 문제다. SNS 스캔들은 지금처럼 지속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 ‘자정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건가.
“욕설, 인신공격, 명예훼손, 저질의 성적 콘텐트로 점철된 SNS를 누가 이용하겠나. 이 공간에도 나름의 규칙이 생길 것이다.”

✚ 법적인 규제도 필요하지 않을까.
“명예훼손 등 법적 장치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SNS 스캔들이 사라지지 않는 건 참여자들 때문이다. SNS에는 사회가 투영되게 마련이다. 당연히 참여자가 혼탁하면 SNS도 시끄러워진다. 반대로 참여자가 깨끗해지면 SNS도 정화될 것이다. 익명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문화가 다소 ‘정화’된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익명이지만 수준 있는 온라인 문화 네트워크는 수없이 많다. 참여자들이 끊임없이 관리를 하면서 운영한 덕분이다.”

✚ 규칙은 참여자들이 만들어야 한다는 건가.
“물론이다. SNS가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건 아니다.”

✚ SNS가 건강한 소통의 장이 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나.
“사람은 누구나 잘못과 실수를 한다. 문제는 일반 사회에선 잘못과 실수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잊힌다는 거다. 잘못을 인정하면 다시 감싸주고 기운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하지만 SNS에는 이런 문화가 없다. SNS에서 한번 개똥녀는 10년이 지나 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되도 개똥녀다. 그렇게 낙인을 찍어도 되느냐는 고민은 사실상 없다. 지난해 ‘잊힐 권리’가 조금 반향을 일으켰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이 사라졌다. 학습효과밖에 답이 없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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