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 Bad | 이상훈 대표와 강덕수 전 회장

“최근 인수한 해외 자회사를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의 일성이다. 해외 자회사를 발판으로 2020년까지 제지사업 매출을 3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반면에 추락한 ‘샐러리맨의 신화’ 강덕수 전 STX 회장은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로 중형을 구형 받았다.

▲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왼쪽)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자회사는 ‘시너지의 중심’ = 한솔제지가 오는 2020년까지 제지사업 매출을 3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선포했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10월 1일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성장 비전을 발표하고 “한솔제지를 비롯해 한솔아트원제지, 한솔 PNS, 한솔페이퍼텍 등 최근 인수한 해외 자회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솔제지는 1965년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새한제지를 인수한 이래 50년 동안 종이를 통해 국민문화 창달과 국가 경제 발전을 실천해 온 기업”이라며 “한솔그룹 역시 제지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앞으로도 한솔제지를 포함한 제지 연관 사업군이 그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솔제지는 유럽 자회사 인수를 통해 확보한 라벨 및 감열지(열에 반응하는 특수 종이) 컨버팅(변환) 역량을 바탕으로 감열지 사업 분야를 필름과 택배라벨로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솔제지는 지난 2013년 유럽 감열지 가공업체 1위인 덴마크의 샤데스(Schades)를 사들인 데 이어 2014년엔 네덜란드 라벨 가공업체 1위 텔롤(Telrol)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감열지 가공ㆍ유통업체인 R+S를 사들였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올해 해외업체 3개사의 매출은 2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세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할 때 내년에는 매출과 이익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한솔제지는 신제품 개발과 인수합병(M&A)을 통해 하이테크(High-tech) 종이 소재 사업에 집중, 2020년까지 글로벌 제지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솔제지는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최근 세계 최초로 나일론 섬유용 전사용지를 개발, 출시했다. 전기절연 소재인 아라미드지, 고부가가치 상품인 인테리어 용지 등 신소재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솔제지 창립 50주년을 맞아 계열사인 한솔아트원제지, 한솔PNS, 한솔페이퍼텍 등 제지 사업군을 중심으로 그룹 내 핵심 사업 부문을 동반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는 ‘비리의 중심’ =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샐러리맨 신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중형을 구형받았다. 지난 9월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 심리로 열린 강 전 회장을 비롯한 7명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원심과 같이 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강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강 전 회장이 개인적 용도를 위해 회사 자금을 빼돌리거나 유용한 적이 없다”며 “개인 회사 특혜가 아니라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계열사 지원 등은 모두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를 거친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다”면서 “다수의 사외이사가 참여한 가운데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심의와 의결을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는 “강 전 회장은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했고 사회적 책임에도 충실했다”고 강조한 뒤 “강 전 회장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 없는 점, 그룹의 총수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적극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 전 회장 역시 최후진술을 통해 “법적 문제를 떠나 경영상 책임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단 하나의 소망이 있다면 평생 떳떳하고 투명하게 기업을 운영했다고 자부한 명예를 되찾고 싶다”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다만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결단코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며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하지만 강 전 회장의 최후진술, 변호인의 변론은 원심을 뒤집지 못했다. 강 전 회장 등 7명은 계열사 부당 지원에 따른 2843억원의 배임 혐의, 회사 자금 557억원 횡령 혐의, STX조선해양의 2조3264억원 상당 분식회계 혐의,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한 9000억원의 사기대출 및 1조7500억원 상당의 회사채 부정발행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강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ㆍ사기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일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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