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시장 성장 가능성

1인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편의점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몰이를 거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배달 문화, 분식 문화 탓에 편의점 도시락의 성장엔 한계가 있을 거라는 분석도 많다.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의 천국인 일본의 전철을 밟을 거라는 밝은 전망도 나온다.

▲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갈수록 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약 4조2000억원으로 세계 3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1조3000억원)의 3배 규모다. HMR 시장 성장에는 1~2인 가구 증가로 인한 근거리 소량 소비 패턴의 증가가 한몫했다. 잦은 지진으로 고층 빌딩 내 구내식당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직장인의 편의점 도시락 구매가 대중화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일본 HMR 시장의 74%는 냉장식품이 차지하고 있다. HMR 품목 가운데 도시락, 샐러드같이 구매 후 곧바로 시식할 수 있는 RTE(Ready To Eat) 품목이 많아서다. HMR의 채널별 점유율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3.3%다. 슈퍼·대형마트에 비해 낮은 비중이지만 미국(5%), 유럽(6%)보다는 높다. 편의점 도시락이 일본인의 빼놓을 수 없는 일상 품목이라는 얘기다.

일본의 편의점은 등장한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성장 중이다. 편의점 산업은 2014년 기준 10조엔(약 98조70억원) 규모다. 점포 면적은 평균 132㎡(약 40평)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다. 도시락 진열 코너의 너비도 우리나라에 비해 2배가량 길다. 일본 편의점에서 주로 팔리는 프레시푸드(Fresh Food) 가운데 도시락과 샌드위치의 가격은 각 400~500엔(약 3911~ 4889원)이다. 품질과 물가를 감안하면 매우 저렴하다. 이런 값싸고 맛있는 먹을거리의 인기는 점당 매출과 품목별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경우 일평균 점포 매출은 66만4000엔(약 649만7904원)이며, 그 가운데 도시락이 포함된 프레시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프레시푸드 비중은 6%에 불과하다.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12조원으로 추정된다. 인구 1960명 당 1개의 편의점이 운영되는 셈이다. 일본의 편의점 1개 당 2400여 명보다 적은 수치로, 편의점 시장이 벌써 포화상태임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점포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편의점의 1일 평균 매출액은 145만원으로 일본의 57만엔(약 558만6400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도 안 되기 때문이다. 최근 담뱃값 인상 등으로 매출이 늘어나면서 출점 여력이 다소 커진 것도 한 이유다. 다소 적은 점당 매출, 갈수록 증가하는 매출 등이 국내 편의점 업계의 ‘성장 열쇠’라는 얘기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편의점 도시락이 일본처럼 대세로 잡리 잡는 덴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 음식과 분식 시장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도시락 시장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이유는 짧은 시장 형성 기간이다. 국내시장에 도시락이 소개된 건 겨우 4년 전이다. 본격 출시는 1~2년밖에 되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주로 팔리는 프레시푸드 매출 비중이 5~7%에 불과하다는 점도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일본의 이 지표는 25% 수준이어서 안 돼도 20%포인트가량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 cindy101@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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