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소비자에게 도움 될까

▲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결과 카카오뱅크, K-뱅크, I-뱅크 등 3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위한 접수가 마무리됐다. 흥미롭게도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금융회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거라는 점을 예고하는 듯하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장단점은 벌써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인터넷전문은행, 과연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까.

‘1호 인터넷전문은행’ 선점에 나선 컨소시엄이 3곳으로 압축됐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결과 카카오뱅크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축이 된 ‘카카오뱅크’, KT와 우리은행이 주축인 ‘K-뱅크’, 인터파크와 SK텔레콤의 ‘I-뱅크’ 등 3곳이 예비인가 신청을 마쳤다. 정부는 10월 금융감독원 심사와 금융, 핀테크, 법률, 회계, 리스크관리, 소비자 등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2월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시장이 인터넷전문은행에 거는 기대는 크다. 정부는 핀테크(fintech ㆍ기술금융)를 통한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과 체질 개선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향상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은 ‘비대면’이다. 기존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물리적 영업점 설치에 제한을 뒀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은 계좌 개설, 여신, 수신 등의 업무를 영업점 방문 없이 인터넷과 모바일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고객 사정에 맞는 대출상품 등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정교한 방식의 신용평가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리도 고객에게 유리하다. 예금을 예치할 땐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돈을 빌릴 땐 좀 더 저렴한 금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 판관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포임대료와 인건비를 대폭 줄이는 등 일대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365일 24시간 원하는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비대면 거래가 대세인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이 금융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 등으로 고객의 편의성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대만큼 우려도 커

문제점도 있다. 무엇보다 보안 리스크가 크다. 온라인을 통해 금융 거래가 진행되기 때문에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본인 인증 방식의 허술함도 보완해야 할 과제다. 김득의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본인 인증, 보안, 거래 안전성 등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금융보안 사고는 일반 은행에 비해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불완전 판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형구 국장은 “대면 거래를 하는 지금도 불완전 판매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출범 초기에 업체 간 경쟁이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를 부추길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예비 인가에 참여한 은행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라면서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한계가 명백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례”라며 의구심을 풀지 않았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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