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바뀐 투자관

▲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중국 투자자들이 채권, 부동산, 미술품에 몰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중국 증시가 올해 초부터 6월을 정점으로 2배 이상 급등한 뒤 최근 40%가량 폭락했다. 이후 주가 부양을 위한 정부의 조치에도 폭락한 상태에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자 중국 증시를 빠져 나온 중국인 투자자들이 채권과 보험, 대도시 부동산, 미술품 등에 현금을 쏟아 넣고 있다. ‘유형자산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채권 펀드에 몰려들고 있다. 상하이上海 소재 온라인 자산관리상품 시장 하우바이닷컴에 따르면 지난 9월 채권 상품 판매는 가치 기준으로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 펀드 판매는 50% 줄었다. 수십 개의 주식 펀드는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에 모두 투자할 수 있도록 권한을 바꿨다.

중형 보험회사인 상하이생명보험에는 주식시장이 붕괴한 뒤 일평균 6000만 위안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5월 말 40억 위안이던 총 자산은 90억 위안으로 늘었다. 전문 매니저들이 채권과 부동산으로 자산을 옮긴 이후부터다. 상하이생명보험이 보유한 주식은 현재 총 자산의 10%로, 증시 폭락 전의 절반 수준이다. 자산 기반이 확대되고 최근 일부 주식을 매각한 결과다.

상업은행들도 채권 매입을 늘렸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약 1조6000억 위안어치의 채권을 구입했다. 중국국채예탁결제기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5개월 동안 구입한 채권보다 3배 많은 액수다. 채권 구입 추세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 따라 채권 가격은 올랐다. 최고 등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투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뜨고 있다. 지난 9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3% , 전년 동기 대비 1.3% 올랐다. 대도시 부동산 투자가 늘어서다. 특히 홍콩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선전深圳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26.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도 6.5%를 기록했다. 미술품 경매시장도 뜨겁다. 10월 초 홍콩에서 열린 가을 미술품 경매에서 유명 작품들은 높은 가격에 팔려 나갔다. 덕분에 홍콩 소더비스의 매출은 총 3억4200만 달러로 판매 전 추정치 16%를 넘어섰다. 이탈리아 화가가 그린 중국 왕족의 그림은 1760만 달러에 팔려 나감으로써 중국 궁정 초상화 가운데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치가 낮은 작품들까지 팔려 나가지는 않았다. 확실한 투자처에는 돈을 넣지만 그렇지 않은 투자처는 기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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