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 지분 전량 매각, 김택진 사장 지분은 12.0%로 상승

넥슨이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이로써 양사의 파트너 관계는 4년여 만에 완전히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 15일 장 종료 직후 엔씨소프트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ㆍblock deal)를 통해 매각했다. 주식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거래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블록딜 수요 예측 주관사는 모건스탠리가 단독으로 맡았다.

▲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왼쪽)과 김정주 넥슨 회장의 협력 관계가 완전히 정리됐다.[사진=뉴시스]
넥슨이 처분한 엔씨소프트 지분은 15.08% (330만6897주)다. 주당 매각 가격은 전일 종가(19만6500원)보다 7.4% 할인된 18만1959원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6017억원이다. 같은 날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삼성증권을 통해 44만주(800억원)를 취득했다. 총 주식 물량의 2.0%에 해당한다. 이로써 김택진 사장 지분은 기존의 10.0%에서 12.0% (262만8000주)로 상승했다.

넥슨의 지분 처분은 엔씨소프트와의 사업 협력 관계를 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미국 유명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를 인수하기 위해 2012년 주당 25만원(8045억원)에 엔씨소프트 지분 14.68%를 매입, 주요 주주가 됐다. 김택진 사장과 김정주 넥슨 회장의 서울대 학연, 친분, 공통된 게임 비전이 협력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자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게임을 공동 개발하면서 협력 관계를 이어가려 했지만 게임 공동 개발도 조직 문화 차이로 무산됐다. 지난 1월엔 엔씨소프트가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택진 사장의 부인인 윤송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관계가 더 불편해졌다. 이를 계기로 넥슨을 엔씨소프트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꾸기도 했다.

경영 참여가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김택진 사장과 김정주 회장의 사이도 완전히 틀어졌다. 넥슨은 지난 2월 주주제안서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자투표 실시, 넥슨 측 이사 선임, 주주명부 열람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를 구원 투수로 끌어들이며 경영권을 방어했다. 그 대가로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간판 게임인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만들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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