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멘토링(14) 김은미 CEO 스위트 대표 편

김은미 CEO 스위트 대표는 외국 유학을 거쳐 외국에서 창업을 했다. 7개국에서 프리미엄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 중인 그는 “자기계발서에 현혹되지도, 멘토의 말에 흔들리지도 말라”고 조언했다.

▲ 김은미 CEO 스위트 대표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짱이 아니라 멘탈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지정훈 기자]
Q 멘티가 멘토에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거 같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잘한 선택이라고 자위하지만 후회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요? 어떻게 해야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나요?

A 멘토가 멘티에게
나도 선망의 대상이던 외국계 은행을 그만뒀습니다. 뒤늦게 알게 됐는데 내가 숫자에 극도로 약한 구제불능의 수치數癡더라고요. 그 직장은 당시 국내에서 봉급을 가장 많이 주던 곳입니다. 주위에서 ‘가문의 영광’을 왜 걷어차느냐며 미쳤다고 했었죠.

호주 유학 후 잡은 현지의 직장에서 동남아를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지만 또 그만뒀습니다. 한국에선 남녀 차별을 겪었는데 그 나라는 아시아계가 뚫고 올라갈 수 없는 유리천장이 있었습니다. 열정과 에너지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에서 나왔는데 그 회사는 희망이 없었어요.

6개월 간 무직으로 있다가 창업을 했습니다. 어머니가 사업을 하시다 망해 ‘죽어도 사업은 하지 않는다’가 나의 삶의 신조였는데 별 수 없었습니다. 나는 사실 봉급쟁이가 잘 맞아요. 그런데 전 직장 시절의 연봉만큼 줄 회사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 집, 시아버지 집까지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려 창업을 했는데 사업을 시작한 인도네시아가 IMF 체제를 맞았습니다. 폭도들이 약탈에 겁탈까지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임신까지 한 몸으로 버텼습니다. 어떻게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두려움에 떨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때 나 자신과의 싸움에 졌으면 다 날리고 길에 나앉았을 거예요.

두려웠지만 두려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내가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 독서와 명상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마인드컨트롤 같은 거죠. 나 자신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너 지금 두렵구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

자기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역경에 대한 내성을 키우고 영적인 근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몸짱이 아니라 멘탈짱이 되어야죠. 자기계발서에 현혹되지 말고 멘토의 말에 흔들리지도 마세요. 한국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에 너무 약합니다. 그래서 자기 소리를 잘 못 듣죠. 자기 소리를 듣는 훈련도 안 돼 있고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경쟁도 하지 말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자가 되어 보세요. 성공하는 사람들은 좋은 선택을 연쇄적으로 합니다. 좋은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낳고 좋은 결과가 좋은 선택을 부르는, 선택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거죠.

일종의 결정 장애인 ‘선택 장애’는 욕심이 지나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좋은 선택과 좋은 포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려면 포기와 배제를 할 줄 알아야죠. 다 가질 수는 없습니다. 선택할 때, 즉 포기할 때에만 에너지가 극대화됩니다.

예를 들어 선택해야 할 대상이 배우자라면 한 가지 조건만 보세요. 남이 뭐라고 하든 그 조건이 경제력이나 외모일 수도 있겠죠. 어쩌면 드러난 조건을 따지기보다 상대방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게 바람직할지도 모릅니다. 결혼은 막상 하고 나면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입니다. 오늘 아침식사는 누가 준비하고, 아이는 누가 태워다 주지 같은 것들이죠.

결정은 신중하게 하되 일단 결정했으면 뒤를 돌아보지 마세요. 전력투구해 그 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하세요. 물론 틀린 결정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면야 핸들을 틀어야죠. 차가 진흙탕으로 향하는 게 보이는데 돌진하는 건 무모한 거죠. 치킨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핸들을 틀어 치킨이 되는 쪽입니다.

나는 8개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한 번도 비즈니스를 접은 적이 없습니다. 노력해서 가능한 것들은 다 했고,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경기 동향, 소비 패턴의 변화, 경쟁사 움직임 같은 것들이죠.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최선을 다해 통제하고, 세계 경제처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를 통제하려 들어 봤자 에너지만 소모할 뿐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만 해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할 때는 돈에 우선순위를 두세요. 그래야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제대로 생활을 할 수 있죠. 노동이란 생존을 위한 조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은 신성한 겁니다. 돈 때문에 일을 선택하지는 말아야겠지만 돈이 안 되는 일은 선택하지 말아요.

직장에서 무언가 해 주기를 바라기보다 직장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뭘 해 줄 것인지 생각하는 사람이 되세요. 사장이나 상사를 위해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일할 때 보람이 있고 자신도 성장합니다. 창업을 할 때 큰 도움이 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죠.

 
최선을 다하고 즐기라

인생에 정답이란 없지만 어떤 패턴은 있습니다. 그게 인생의 진리인지도 몰라요. 나는 자랄 때 성격이 못됐었고, 그렇다 보니 왕따를 당했습니다. 그 시절 책이 친구였고, 늘 책 속에서 답을 찾았어요. 그런데 주인공들은 대부분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자기 길을 가더라고요. 또 닥치는 대로 다양한 책들을 읽다 보니 어떤 패턴이 보였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 같은 것들이죠.

힘들죠? 각종 스펙 쌓아야 하고 성격도 좋아야 하고. 이런 환경에서는 살아남는 것만도 잘하는 겁니다. 그냥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즐기세요. 카르페 디엠(현재를 잡아라).

이 나라가 응답하지 않으면 세상이 답하게 하면 되죠. 이 좁은 땅덩어리에 왜 유학을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옵니까? 저 넓은 세상을 여러분의 무대로 만들어 보세요.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시절이잖아요? 자체 발광체처럼. 나가면 물론 고생이야 하죠. 언어 장벽에,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니까요.

무엇보다 저질러 봐야 때가 되면 지르게 됩니다. 머릿속에서만 시도하니 걱정이죠. 막상 부딪쳐 보면 생각만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요. 나도 자격지심에 시달리다 브로큰잉글리시로 해외에서 다시 시작했어요. 브로큰잉글리시가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거 알아요?
이필재 더스쿠프 대기자 stolee@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