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 실적 반등 가능할까

▲ 올해 상반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로템은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사진=뉴시스]
내수 시장에선 정부 규제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해외 시장에선 일본과 중국에 밀려 수주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 1위 철도차량 제작 기업 현대로템의 이중고를 살펴봤다.

“하반기에도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요소가 없다.” 현대로템의 하반기 실적을 두고 국내 증권사가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 내고 있다. 상반기에 적자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로템의 실적 부진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거다. 2013년까지만 해도 이 회사는 17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66억원의 이익을 내는 데 그치더니 올 상반기에는 1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 악화의 원인은 226억원의 손실을 낸 철도사업이다. 안전 규제 강화로 연초부터 품질관리비용이 상승한 게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코레일과의 계약 조항도 발목을 잡았다. 인도 시점에 물가가 하락하면 수주금액 일부를 발주처에 반환해 주는 조항 탓에 계약금액이 100억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철도사업의 부진은 재무 구조의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2조6621억원이던 이 회사의 부채는 2분기 말 3조3459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실적 회복을 꾀할 만한 뚜렷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로템이지만 내수시장 규모가 50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다. 이마저도 정부가 지난해 초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전동차 내구연한(25년)을 폐지하면서 전동차 교체 수요가 줄었다. 올해 초에는 중소기업 컨소시엄에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 수주를 뺏기기도 했다.

답은 ‘해외 수주’에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현대로템은 해외 영업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해외 업체의 공세에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기업 CRRC의 기세가 거세다.

지난 6월 중국 양대 고속철 제조회사 CSR와 CNR가 합병해 탄생한 CRRC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전폭 받고 있다. 해외 사업 진행 때 정부로부터 1%대의 초저금리 금융을 지원받는 것을 대표로 들 수 있다. 반면에 현대로템은 이런 금융 지원이 전무한 상태다. 해외 수주 경쟁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로템의 올 3분기 해외 수주 실적은 터키 안탈리아시 트램(노면전차) 공사 1개뿐이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로템의 수주액은 7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의 수주 감소가 내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더 문제”라고 분석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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