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업계 전망 밝은 이유

▲ 올 3분기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전략폰 성과를 통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전기전자업계의 3분기 실적은 양호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갈수록 둔화하고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이한 전망이다. 하지만 이 전망엔 흥미로운 이유가 숨어 있다. 프리미엄 대신 중저가 스마트폰을 꺼내든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유연한 전략이 새로운 성장 여력을 만들었다는 거다.

전기전자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내수까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이 올 3분기 전기전자업계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 주목된다. 키움증권은 전기전자·가전·전선 업종 15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를 약 6449억원으로 예상했다. 전 분기 대비 55% 늘어난 수치다.

대신증권도 전기전자업계의 추정 실적을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품업체 7개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6.7%, 89.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증권은 IT업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며, 설령 기대치를 밑돌더라도 큰 차이는 아닐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전기전자업계가 밝은 실적 전망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스마트폰 전략의 유연성에 있다. 최근 전기전자업계의 중심축인 스마트폰 단말기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더욱이 이런 위기를 대체할 모멘텀도 약하다. 성장을 이끌던 남미, 중국, 아시아 등 신흥국의 수요도 약해지고 있다. 전기전자업계를 이끌던 스마트폰 사업의 외형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6 및 G4는 실적이나 파급력 면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한 스마트폰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으로 탈출했다.

이와 더불어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플러스(삼성전자), V10(LG전자) 등과 같은 새로운 전략폰을 속속 출시해 시장 분위기를 돌려놨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의 조기 출시와 함께 글로벌 출고가를 낮추는 전략으로 시장의 변화에 발을 맞췄다. 갤럭시A와 갤럭시J 등 중저가 플랫폼 전략을 구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에는 오랜만에 활력이 감돌았고, 그 여파는 관련 부품업체에까지 이어졌다. 각 증권사가 올 3분기 전기전자업계의 실적 전망을 밝게 내다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분기 대비 15.4% 늘어난 830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는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계획이 없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지역의 신흥국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재고 부담 완화로 올해 4분기 출고량은 8000만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유연한 전략이 성장 여력을 만든 셈이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