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소시지 암 유발물질 발표 논란

▲ 세계보건기구(WHO)가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관련 업계의 찬반 논란이 거세다. [사진=뉴시스]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 RC)는 10월 26일(현지시간)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 쇠고기·돼지고기를 비롯한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2A군)로 각각 분류했다.

세계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기관의 발표이지만 일부에서는 연구 기준이 잘못됐다고 반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북미육류연구소(NAMI)는 IARC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IARC의 발표는 속임수”라면서 “IARC의 발표는 요가를 즐기는 것은 괜찮지만 공기를 들이마시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는 IARC가 대기오염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음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배리 카펜터 NAMI 소장은 “IARC는 940개 물질을 대상으로 암 관련 위험성을 조사했다”면서 “하지만 요가를 할 때 입는 운동복을 제외한 나머지 물질이 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채식을 지지하는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PETA)’은 “베이컨, 핫도그, 햄과 같은 가공육 섭취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WHO의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채식 시작을 위한 무료 시식을 제공하는 한편 개인 상담사들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채식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가공육을 포함한 육류 시장은 2012년 미국민이 1인당 평균 32.7㎏을 소비했을 만큼 규모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농무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새로운 식품안전지침 발표가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 지침은 5년에 한 번 개정되는데 올해가 개정 해다.

이 지침이 학교 급식이나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식품 종류에 큰 영향을 미친다. WHO의 이번 발표에 가공육 업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이에 따라 가공육 섭취를 금지해야 한다는 쪽과 이를 반대하는 세력 간에 치열한 공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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