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人의 중국 경제 전망

▲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의 구조조정과 퇴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사진=뉴시스]

가벼운 감기에 걸린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몸속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수술을 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딱 이런 상황이다. 경기 둔화가 계속되더니 ‘재앙에 가까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온다. 중국 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봐야 할까. 전문가 4명에게 물었다.

중국 경제는 지난 10년 동안 고속성장을 이어 왔다. 신흥 경제국 브릭스(BRICs)의 수장으로 떠오르면서 국제금융 시장까지 쥐락펴락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의 영향과 구조적인 내부문제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10%를 웃돌던 경제성장률은 4년 만에 6%대로 떨어졌다. 과잉생산, 부정부패, 부실자산 문제가 등장하면서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거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빼든 칼은 구조개혁이다. 고속성장을 포기하는 대신 지속성장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 경제를 예상한다면.
정용택 IBK투자증권 본부장 “중국 경기의 특징은 광의통화(M2)와 경제성장률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이다.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가 이뤄진 만큼 단기 모멘텀은 좋아질수 있다. 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성장률이 6%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잉생산 해결이 최종 목적 아닌가. 
김동하 부산외대(중국학부) 교수 “과도기에 있는 중국 경제에서 살펴봐야 할 지표 가운데 하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다. PMI가 50 밑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3개월이 지나면 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3개월간 PMI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 걸리고 금리 인하, 예산 증가, 간접자본 확충 등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과잉 공급은 중국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다. 과잉 공급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돈을 풀어도 생산 부문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중국 증시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 갔기 때문이다. 물량 조절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부정부패 문제도 심각하다. 
김동하 교수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곳도, 적발하는 곳도 공산당이다. 문제는 절대 권력을 지닌 공산당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경제 발전을 방해할 만큼 부정부패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방정부와 기업의 부채 문제도 있다. 
이장규 선임연구위원 “국유기업은 효율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중앙정부 국유기업, 지방정부 국유기업 모두 강력한 권력층과 연결돼 있다. 이에 따라 구조개혁에 적지 않은 저항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런 정치 세력 싸움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거품도 문제 아닌가. 
이장규 선임연구원 “부동산 거품이 조금씩 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투자는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에서 4분의 1, 민간과 정부의 인프라 투자의 절반가량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고정자산투자율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투자에 경계심이 생긴 것이다.”

조병현 연구원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간 것은 사실이다. 중국 가계에서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거품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면 소비가 죽을 수 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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