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앙의 Let’s make Money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던 정부가 요즘 ‘변심’했다. 가계부채를 우려해 ‘규제’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보험사에는 규제를 풀어 줬다. ‘금융시장 자율화 방안’을 발표, 보험사가 보험료 적용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이런 정부 정책의 변화는 재테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정부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대출을 줄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부동산 투자 방법에 변화를 도모할 때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현재를 기준으로 3년 뒤 부동산 대란이 올 것이란 내용의 기사를 자주 접한다. 이는 언론의 사업 구조를 고려할 때 조금 의아한 현상이다. 언론사 대부분은 광고 수입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친기업 성향의 기사를 많이 생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수 성향을 띠는 언론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기사를 자주 노출시키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분명한 것은 언론과 정부의 손발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거다. 정부는 최근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대출을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칼을 빼들었다. 그 결과 내년부터 대출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이 적용된다. 시중은행은 벌써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를 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다. 이들에게도 거치기간 축소, 원리금 상환 위주의 대출상환정책이 똑같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부동산투자 방법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투자는 이른바 ‘갭(Gap) 투자’다. 갭 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주택을 최대한의 담보대출을 이용해 구매한 다음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다. 본인의 투자자금을 최소화하는 대신 월세를 통해 대출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챙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설 경우 갭 투자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2년 동안 호황을 맞은 부동산 시장이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반영한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서둘러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7억원을 호가하던 강남의 59.19㎡(약 17평) 아파트 시세의 경우 한때 4억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사실 부동산 시장은 늘 정부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작은 변수가 작용할 수는 있지만 큰 흐름은 정부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이런 맥락에서 부동산 시장에 그토록 호의를 보이던 정부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치 장단을 맞추듯 언론이 2~3년 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예상을 쏟아 내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엿볼 수 있어서다.

재테크의 변수 정책 변화

투자자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까. 최근 상담을 하면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목돈과 대출을 이용해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투자자가 많다. 문제는 지금이 주택 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의 부동산 투자가 좋은 재테크 방법이 아니라는 거다. 이는 얼마 전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나온 건설사 임직원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는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집을 사기보다 3년 뒤에 발생할 입주 대란을 노려라.” 부동산 투자의 적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믿기 어려울 만큼 재테크에 많은 시간과 정보가 필요한 시대다. 투자자 스스로 최적의 재테크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은 간접금융상품이다. 나보다 똑똑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것이 유효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렇게 조언한 바 있다. “내가 아닌 남이 일해 내게 수입이 생기는 시스템을 이용하라.”

또 다른 유효한 방법은 ‘보험’이다. 최근 보험 분야에서 정부정책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의 ‘금융시장 자율화 방안’에 따라 내년부터 보험사의 자율 보험료 적용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금융감독원이 보험상품별 가격을 과도하지 않은 범위에서 조정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료 인상이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자율화 방안의 장점도 있다. 보험상품의 자율 운용이 가능해지면 더욱 다양한 상품군을 만날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자율 보험료 적용으로 보험료가 보험사에 유리하게 변할 것이라는 전제가 달라지진 않는다.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선 보험에 미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쥐고 흔들기 전에 말이다.

많은 사람이 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보험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인생을 대비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단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갑작스러운 사고와 질병이 발생했을 때 경제적 상황 탓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아예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큰일이 생겼을 때 재정 상황에 영향을 주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험이다. 이를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인생은 예측하기 어려운 항해와 같아서다.
주효앙 모네타 재무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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