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삼남매가 지분 매입하는 이유

▲ 한진가 3세가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사진 왼쪽부터)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최근 한진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이들 삼남매는 지난해 말 간접적인 방법으로 ㈜한진과 대한항공의 지분까지 사들였다. 재계에선 이런 행보를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진家 3세가 대한항공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장남 조원태 전무, 차녀 조현민 상무는 올 6월 26, 27, 29일에 이어 7월 3, 4, 9일에 대한항공 지분을 매입했다.

삼남매는 6월 26일 똑같이 1000주씩을 매입했고, 27일 4000주, 29일 3000주를 각각 사들였다. 7월 들어서도 삼남매는 동일하게 총 6190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조현아 전무(8만4554주)와 조원태 전무(8만5414주)는 나란히 대한항공 지분 0.12%를 보유하게 됐다. 조현민 상무는 0.11%(8만3124주)로 지분율을 높였다.

이런 삼남매의 지분 매입에 대해 재계에선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은 보유 지분율이 낮지만 장기적인으로 승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조현민 상무가 경영 발표에 나서는 등 3세 경영이 본격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구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실상 지주회사인 정석기업의 최대주주(27.21%)로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 최대주주(17.98%)다. 조 회장은 핵심 계열사 한진 지분 6.87%, 대한항공 9.5%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삼남매의 정석기업과 핵심 계열사 한진, 대한항공 지분 보유 수준은 미미하다. 최근 한진 삼남매의 지분 매입을 경영권 승계와 연결하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책임 경영 강화 차원으로 경영권 승계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이들 삼남매가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한진, 대한항공 지분까지 매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남매가 100%를 보유한 ‘싸이버스카이’는 지난해 11월 3일부터 12월 중순까지 한진 주식 6만7000주(0.56%)를 사들였다. 같은 시기에 대한항공 지분 0.15%(10만9000주)도 확보했다.

싸이버스카이는 대한항공 인터넷 면세점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49억6300만원 중 41억4000만원은 한진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대한항공 38억3300만원, 한국공항 1억9400만원, ㈜한진 3700만원, KAL호텔네트워크 2900만원, 진에어 900만원 등이다. 한진그룹이 삼남매가 사실상 주인인 싸이버스카이에 일감을 몰아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Issue in Issue 한진 삼남매 지분 매입 시기도 절묘
한진 삼남매가 지분을 매입할 당시, 대한항공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올 2월 20일 5만89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대한항공 주가는 삼남매가 매입하기 시작한 6월 26일 4만9350원(종가기준)으로 떨어졌다. 7월 3일에는 다소 오른 5만1300원을 기록했지만 고점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7월 17일 현재 대한항공 주가는 5만1000원이다.
brave11@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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