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규의 生生 소형주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2002년 11월 현대그린푸드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롯데백화점 다음으로 높은 국내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백화점 15곳, 유플렉스(U-plex) 6곳, 아울렛 2곳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 강화를 위해 또 다른 아울렛 개점을 추진하고 있다. 성장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원정 쇼핑족이 찾는 광역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식시장에서 어떤 기업의 시가총액은 10조원이 넘지만 벤처 이미지가 강해서 소형주로 분류된다. 어떤 기업은 시가총액이 유명 벤처기업보다 작지만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중대형주로 구분된다.

이 때문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고 소형주에 투자하는 이들은 대기업 계열사를 배제하기 쉽다. 하지만 가끔은 소형주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이는 대기업 계열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볼 만한 대기업 계열사가 현대백화점이다.

지난 10월 2주 동안 열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유통업체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그 가운데 단연 눈에 띈 업종은 백화점이다.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4%(2669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 올해 유통업계를 괴롭힌 메르스 사태의 여파를 말끔히 씻어 냈다.

현대백화점도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이 기간에 매출 신장률은 8~9월 누계(2.8%)보다 9배 높은 21.3%를 기록했다. 올해 8월 개점한 판교점의 실적도 좋아서 4분기에는 3분기 매출 신장률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 0.1% 늘었다.

 
특히 판교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광역상권 백화점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개점 한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을 정도로 성장세가 돋보인다. 현대백화점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고객의 절반이 원정 쇼핑족이다. 판교역이 내년 상반기에 여주, 이천, 광주를 잇는 성남~여주선과 연결되면 원정 쇼핑객은 더 늘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에는 호재다.

백화점 업계는 그동안 해외직구, 온라인, 대형 창고형 매장 등에 밀려 역성장을 거듭했다.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가 백화점을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는 독자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과 같이 광역화 전략을 통한 원정 고객 확보, 복합쇼핑몰을 통한 고객 만족도 향상, SPA 브랜드를 겨냥한 아울렛 시장 점유율 확대 등으로 사업 구조의 다각화를 추구했다. 2016년에는 동대문, 가든파이브, 송도에서도 신규 아울렛을 출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의 내년 상반기 이후 매출이 기대되는 이유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올해 2분기의 메르스에 따른 실적 부진과 면세사업자 탈락 등으로 크게 하락했다. 현재 주가는 시세 조정과 함께 박스권 하단에 머무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유통업종 가운데 최상위권인 2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기업가치는 청산가치인 14만5000원에도 못 미친다. 필자가 중기 목표가 17만원을 제시하는 이유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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