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 Bad |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재계를 대표하는 1세대 창업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함태호(84) 오뚜기 명예회장과 신격호(92) 롯데그룹 총괄회장이다. 함 명예회장은 공익재단에 자신의 보유 주식 3만주를 기부했다. 사회를 위한 통 큰 기부다. 반면 신 명예회장은 형제다툼에 휘말려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를 줄줄이 고소했다. 그룹에 악영향을 미칠 만한 행동이다.

▲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사진=뉴시스]
노병의 ‘아름다운 기부’ =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통 큰 기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함태호 명예회장은 공익재단인 밀알 복지재단에 보유 주식 3만주를 기부했다. 해당 주식 가치는 300억원 상당에 이른다. 오뚜기는 지난 19일 함 명예회장의 보유 주식이 60만543주에서 57만543주로 3만주 줄었다고 공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 명예회장이 보유 주식 3만주를 공익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공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함 명예회장이 기부한 주식의 가치는 당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315억3000만원에 이른다.

오뚜기 창업자인 함태호 명예회장은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에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선천적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들이 10세 이전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뚜기는 20년 동안 꾸준히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후원 인원도 단계적으로 늘리고 있다. 199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수술비를 지원한 환우는 3966명에 이른다. 완치된 어린이ㆍ가족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행사도 꾸준히 열고 있다. 매년 5월 열리는 ‘스위트홈 오뚜기 가족요리 페스티벌’에서는 ‘심장병 완치 어린이를 위한 요리교실’ 행사를 진행한다. 아울러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업 재활시설도 지원하고 있다. 2012년부터 밀알복지재단에 선물세트 조립 등을 위탁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함 명예회장은 2010년 아들 함영준 회장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겨줬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에는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함 명예회장이 추진한 제품 다각화와 아들 함영준 회장이 강력하게 밀어붙인 라면 사업이 빛을 발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뉴시스]
노병의 ‘피 튀기는 소송’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쇼핑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SDJ코퍼레이션과 법무법인 두우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 두우는 지난 12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에 7개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한 계열사는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다.

두우는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지난 7월과 10월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중국 투자손실 규모를 ‘32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 보고해 신 총괄회장이 사업 지속 여부, 투자 규모, 책임자 문책 등 기업 경영, 인사업무 전반에 관한 적정한 업무 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7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지난 10월 20일부터 현재까지 총괄회장의 거듭된 서면 및 구두 지시에도 언론을 상대로 비서실장 교체 등을 요구하고 업무보고를 거부했다”며 “집단적 실력행사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그룹 및 계열사의 중요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기회조차 봉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 소송이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근거 없는 소송이라고 반박했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 각 계열사 대표이사는 신 총괄회장에게 언제든지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으며, 보고 의사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밝혔다. 롯데가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 때문에 롯데그룹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16일 이후 신 총괄회장 집무실인 34층 관할을 두고 신동주ㆍ동빈 회장이 갈등을 빚으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면세점 특허도 이런 이유로 빼앗겼다는 시각이 많다. 물론 형제다툼이 면세점 특허권 심사에 100% 영향을 줬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심사위원들이 판단하는 데 변수로 작용했음은 분명하다는 거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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