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 ➌ 「평생직장 식당」 저자 이경태

▲ 이경태씨는 “장사를 제대로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지정훈 기자]
「평생직장 식당」의 저자 이경태(44) ‘맛있는 창업연구소’ 소장은 식당창업 컨설팅 분야에서 18년을 종사했다. ‘자영업의 창업실패율 85%’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식당을 만드는 게 그의 첫째 목표다. 식당을 열었다가 두번이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이 소장이 제시하는 대박식당 만드는 비법은 무엇일까.

✚ 식당장사를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하나를 잘하면 얼마든지 먹고살 수 있습니다.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Only one)이 돼야 합니다.”

✚ 식당 운영자가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만 하면 차별화가 가능한가요?
“아무리 끼니를 때우는 점심이지만 늘 고민스럽습니다. ‘오늘은 뭘 먹지?’ 그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키워드는 ‘그거 하나는 잘하는 집’이죠. 아닌 것 같지만 소비자 역시 그거 하나 잘하는 브랜드를 신뢰합니다. 냉장고는 어디, 세탁기는 어디, 오디오는 어디 하듯이 말이죠.

✚ 그래도 넘버원이 사람들을 유인하는 데 제격 아닐까요?
“물론 그렇죠. 넘버원은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관심뿐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많은 이들이 넘버원에 집중하지는 않습니다. 온리원은 다릅니다. 관심을 갖는 사람이 집중까지 합니다. 수천명을 상대하는 식당이 아니라, 하루 100여명을 상대해도 행복할 수 있는 식당에서 온리원은 매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 장사를 하려면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번 물어볼까요? ‘상호를 어떻게 지어야 할까’ ‘매장은 어디에 낼까’ ‘메뉴는 무엇으로 할까’ 등 질문거리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손님 관리는 어찌 해야 하나’ ‘불평불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어떻게 만들어야 더 많은 음식을 주문할까’ 등 고민할 것도 많습니다. 장사를 하려면 수없이 많은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야 합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공부의 화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깨기’입니다.” 

✚ 문제는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는 겁니다. 현장이 곧 공부 아닌가요? 
“생각보다 공부할 수 있는 도구가 많아요. 단행본도 있고 관련 잡지도 있습니다. TV도 때론 좋은 교육도구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경쟁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공부입니다.”

✚ 책 안에 ‘선빵’ ‘장사꾼’ ‘패주고 싶은 손님’ 등 거친 단어가 많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웃으며) 이게 거친가요? 현실은 더 무섭고 거칠지 않은가요? 식당에 진상 손님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있는 간 없는 간 다 빼놓고 나와서 하는 장사가 식당이라는 걸 몰라서 하는 거죠. 현실은 냉정하고 뼈저립니다. 전 식당주인이 제발 독해졌으면 합니다. 손님이 왕이 아닐 때도 있습니다.”

장사하려면 공부부터 해야

✚ 책에서 ‘대한민국 창업전문가들이 공부를 안 하는 나라’라고 비판했습니다. 그 근거가 무엇인가요?
“세상은 실시간으로 바뀌는데, 그 관점이 변하지 않는다면 신뢰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많은 창업전문가들이 책을 쓰지 않습니다. 설사 쓰더라도 이전 내용을 재탕 삼탕합니다. 이들의 책에 가치 없는 조언이 가득한 이유입니다.”

✚ ‘현실에서의 장사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알려주는 것과 다르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듯합니다.
“아빠 빼고는 다 늑대다’ ‘바깥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 사기꾼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잖아요. 저는 이 말이 맞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생면부지의 사람이 와서 컨설팅을 하는데 의심을 먼저 해보는 게 맞습니다. 물론 믿고 안 믿고는 자신의 선택이지만 한가지 따져봐야 하는 게 있어요.”

✚ 뭔가요?
“창업전문가라는 분들이 어떻게 밥벌이를 하는지, 또 어디서 수익을 남기는지를 꼭 봐야 합니다. 그러면 그분들의 조언이 당신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 프랜차이즈 창업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비판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장사는 스스로 도道를 닦는 전쟁입니다. 그걸 두려워한다면 남이 벌인 판에 들어가(프랜차이즈) 얌전히 장사를 하는 게 낫죠. 하지만 분명한 게 있습니다.”

✚ 그게 무엇인가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10년 해봐야 경험 면에서 남는 게 별로 없을 겁니다. 음식을 만들 줄도, 장을 어디서 보는 줄도 모르는 가맹점주들이 허다하죠. 프랜차이즈 본사와 1대1로 거래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책에서 “장사를 할 때 가장 불필요한 건 마케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제기될 법한 주장입니다.
“식당에 국한된 주장입니다.”

✚ 식당이라도 마케팅은 필요하지 않나요?
“물론 서비스 마케팅은 필요합니다. 제가 말하는 건 ‘노출 마케팅’ ‘홍보 마케팅’입니다. 이를테면 낚시질로 손님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식당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기업이 만든 물건을 사는 것과는 다르죠. 따라서 아무리 음식이 훌륭해도 서비스가 불친절하거나, 카운터에서 고압적이든가, 화장실이 지저분하면 고객은 재방문을 하지 않습니다. 마케팅보다 중요한 건 ‘기본’입니다. 제가 거꾸로 여쭙겠습니다.”

▲ 이경태씨는 “창업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을 때는 그들이 어떻게 밥벌이를 하는지, 또 어디서 수익을 남기는지를 꼭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진=지정훈 기자]
✚ 무언가요?
“식당을 가서 가장 원하는 기대치가 뭔가요? 정말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나요? 정말 그런 집에만 가나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메뉴판 가격보다 음식이 잘 나오면 흡족할 겁니다. 정갈하면 만족할 것입니다. 주인이 나를 알아봐 주면 마음이 벅찰 겁니다. 이런 기본적 행위가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대박식당의 노하우로 35가지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너무 많은 것 아닌가요?
“장사를 잘하는 스킬은 매일 매일 배웁니다. 그래서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납니다. 몰랐던 것도 깨닫게 되죠. 거르고 걸러서 35개를 취합한 겁니다. 350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장사 스킬 매일 배워

✚ 예비창업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식당창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일지 모릅니다. 하다 하다 안 되면 ‘식당이나 하지 뭐’라며 달려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당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창문도 없는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죠. 아이템 혹은 목은 나중 문제입니다. 내 몸이 식당 또는 주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버틸 수 있는지부터 점검하길 바랍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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