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직종 선택해야

▲ 재취업을 준비하는 한 중년이 이력서를 쓰고 있다.[사진=뉴시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직종간 경계도 상당 부분 허물어졌다. 100세 시대에 하나의 직업만을 평생 가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은퇴 후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이 ‘전망 있다’고 생각하는 직종보다는 ‘나만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직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다. 수많은 직업이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들어보지도 못했던 생소한 이름의 직업도 많다. 최근 알게 된 새로운 직업 중에는 ‘유품정리사’가 있다. 이들은 고독사ㆍ자살살해 등 사망 현장을 청소하고 그들의 재산과 유품을 정리해 주는 일을 한다.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을 대신해 고인이 세상에 살았던 흔적을 모두 지워주는 것이다. 처음 이 직업에 대해 들었을 때 ‘세상은 넓고 신기한 직업은 많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된 우리나라 총 직업수는 1만1440개라고 하니 모든 직업을 다 알기란 쉽지 않다. 올해에만 26개의 직업이 새롭게 등재됐는데, 빅데이터 전문가ㆍ소셜미디어전문가 등 비교적 낯익은 것들에서부터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이혼상담사ㆍ정리수납컨설턴트ㆍ산림치유지도사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과거의 유망 직종이 지금도 잘나가는 것은 아니며,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하던 직업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전에는 취미 수준이던 바리스타ㆍ커플매니저ㆍ푸드스타일리스트가 어느새 주요 직종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대기업 임원이던 A씨는 은퇴 전 공부를 시작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서였다. 50대 중후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교도소의 교정직 공무원인 교도관으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편한 직군도 많은데 왜 하필 교도관이냐, 기왕이면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는 세무직이나 행정직으로 준비하라”며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는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교화하고, 자활을 돕는 등의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싶었다. ‘늘 생각해 왔던 꿈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며 활기 넘치게 공부에 전념했고, 합격의 기쁨을 맛보았다.

전문 CEO였던 B사장도 직종 전환에 성공한 예다. 그는 평소 취미로 등산을 즐겼는데, 자연 경관을 보며 힘을 얻곤 했다. 지금은 퇴직 후 소나무ㆍ꽃ㆍ바위 등이 어우러진 정원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며 취미와 일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있다. 스스로를 ‘정원 콘셉트 디자이너’라고 지칭하는 그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어서 즐겁고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직종 간 경계도 상당 부분 허물어졌다. 100세 시대에 하나의 직업만을 평생 가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은퇴 후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이 ‘전망 있다’고 생각하는 직종보다는 ‘나만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직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디어에서 소개하는 유망직종은 수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준비하기 때문에 뒤늦게 출발하면 늦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영리한 전략가는 현재의 메가트렌드만 좇지 않는다.

‘어떤 분야가 전도유망한지’ ‘그로 인해 어떤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날 것인지’를 늘 심사숙고하고, ‘자신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등을 생각하며 기회를 선점한다. 변화무쌍하고 그 속도 역시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직업 세계에서 한치 앞뿐만 아니라 두치, 세치까지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한 때다.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이사 susie@younpartners.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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