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훈 국수나무 천호점 가맹점주

▲ 유병훈(40) 국수나무 팀장은 가맹점주를 이해하기 위해 가맹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사진=지정훈 기자]

자영업자 500만명 시대다. 문제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출혈경쟁으로 매년 10만명 이상의 자영업자가 폐업한다는 거다. 창업으로 성공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다. 프랜차이즈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가맹점 본사만 배부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잇따른다. 이런 맥락에서 유병훈(40) 국수나무 천호점 가맹점주의 행보는 눈길을 끌 만하다. 현장을 알고 싶다며 본사 직원이 가맹점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인식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본사만 배를 불린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이런 오해를 직접 불식시키겠다고 나선 프랜차이즈 본사 직원이 있다. 면요리전문점 ‘국수나무’의 본사인 해피브릿지협동조합에서 구매담당자로 일하는 유병훈(40) 품질관리팀 팀장이다. 그는 국수나무 천호점의 가맹점주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1인2역’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유 팀장의 첫 직장은 수제만두 제조공장인 해미가(2002년 입사). 2005년 공장장으로 진급,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해미가와 푸드코아(국수나무 모회사)가 합병한 2010년 이후 국수나무의 소스생산, 유통업무 등을 맡았다. 품질관리팀장(2012년), 외식사업본부 가맹점 오픈 매니저(2013년), 슈퍼바이저 팀장(2014년) 등 요직도 두루 거쳤다.

이런 그에게도 한계가 있었다. 가맹점 관련 업무를 도맡고 있음에도 가맹점을 운영한 경험이 없다는 점이었다. “2014년 가맹점 관리를 하면서 가맹점주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가맹점을 직접 운영해 보기로 마음먹었죠. 여기엔 국수나무 브랜드로 가맹점을 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도 깔려 있었어요.”

유 팀장이 국수나무 브랜드를 신뢰한 덴 나름의 이유가 있다. 2006년 론칭한 국수나무는 이름이 제법 알려진 유망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해 열린 ‘2015 베스트오브더베스트 브랜드 어워즈’에서 외식창업브랜드 부문 대상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가맹점은 전국 420개에 달한다.

국수나무는 HACCP(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 제품만을 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먹거리 안전에 ‘방점’을 찍고 있는 셈이다. 매장에서 모든 메뉴를 직접 조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고객에게 최상의 맛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본사가 ‘협동조합’ 형태다.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가 일반 프랜차이즈에 비해 자유로운 이유다. 본사가 갑甲질을 하려야 할 수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졌다고 하더라도 창업의 관건은 결국 ‘돈’이다. 유 팀장은 본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가맹점을 열기로 했다. 가맹점주의 마음을 처음부터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폐점을 하려던 점포를 인수했어요. 그랬더니 창업비용이 정말 줄어들더군요.” 문제는 오픈 후 매장 운영이었다. 장사가 안 되는 점포라는 인식이 주변에 널리 깔려 있던 상황. 그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 매장을 운영해 보니 ‘본사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가맹점주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된 거죠. 매장 운영 그 경험으로 가맹점주를 대하고 있어요.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본사 직원이 되고 싶어요.” 유 팀장의 다음 플랜은 ‘가맹점 재무컨설턴트’가 되는 것이다. “40대 중반부터 가맹점을 위해 재무컨설팅을 하고 싶어요. 가맹점과 성공을 나눈다는 국수나무 본사의 취지에도 맞구요.” 그의 도전은 지금부터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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