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자본론」

장기불황에 빠져 있는 일본에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가파르게 성장하며 눈길을 끄는 기업도 있다. 츠타야서점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ulture convenience clubㆍCCC)’이 대표적이다. 전자책 공세, 활자 이탈, 서적 유통 산업의 사양화, 매머드급 글로벌 기업(아마존ㆍ알리바바 등)의 일본 진출 등 온갖 악재 속에서도 CCC는 홀로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츠타야서점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교통이 불편한 도심 외곽과 지방 도시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5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거느리며 매장은 1400개에 이른다. 불과 10년 사이에 1만여 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는데도 승승장구하는 츠타야서점의 정체는 무엇일까. CCC의 최고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자신의 저서 「지적자본론」에서 두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고객 가치의 창출’과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인터넷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 오히려 실물 매장만의 매력을 내세웠다. 특히 밀도 있는 ‘제안(컨시어지 서비스ㆍ‘관리인’ ‘안내인’을 뜻하는 컨시어지는 고객이 제일 처음 맞닥뜨리는 관문)’과 리얼리티를 피부로 체험할 수 있는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 애썼다. 이는 수많은 상품 속에서 고객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원하고 특별한 의미와 감성을 바란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따라서 마스다 무네아키는 “미래의 기업은 ‘제안’과 ‘기획’을 통해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하며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이런 과정을 통해 ‘츠타야서점’의 브랜드 파워가 만들어진다고 여겼다. 그는 평범한 상품에 불과하던 책과 음반, 영상 콘텐트를 ‘지적자본(기획하고 제안할 수 있는 능력)’으로 판단한 셈이다. 그리고 그 점에 착안해 ‘삶에 필요한 물건’이 아닌 ‘삶 자체(라이프스타일)’를 팔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CCC의 사업 전략을 벤치마킹하거나(롯데 엘페이) 아예 제휴를 꾀한 기업(SK마케팅앤드컴퍼니)이 생겨났다. 책과 문화 콘텐트를 중심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산업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 책은 제안과 기획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잠재력을 보증하는 조언자로서 영감을 제공해 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모두 기획자 또는 디자이너가 된다면 돈만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도 ‘행복을 추구하는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 「지적자본론」의 논지다.
정리 | 박소현 더스쿠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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