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한민국 유통 키워드

▲ IT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긴밀하게 연결된 초연결사회에서는 새로운 쇼핑 방식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2016년 대한민국 유통 트렌드의 키워드는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다. 이 키워드에는 8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유통 트렌드 전문 연구기관 ‘김앤커머스’가 분석한 2016년 트렌드 ‘CRITICAL’의 비밀을 풀어봤다. IT로 무장한 소비자, 불안감에 떠는 소비자, 그리고 초연결사회가 핵심이다.

경제동력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세계시장을 벌벌 떨게 하는 위험 요소도 곳곳에 산재돼 있다. 그래서 생산자는 불안하고, 소비자는 지갑을 닫는다. 그럴수록 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다. 유쾌한 소비문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유통 빙하기’가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6년, 우리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 Connected Commerce(초연결소비) =
IT기술의 발달로 초超연결사회가 현실화되고 있다. 초연결사회는 네트워크로 사람·데이터·사물 등 모든 것이 연결된 사회를 의미한다.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초연결사회는 사물인터넷(loT), 만물인터넷(IoE), 빅데이터 등의 기술 발달로 인해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는 곧 새로운 소비가 태동할 때가 다가왔다는 의미다. 원하든 그렇지 않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새로운 유통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올해에 이어 2016년에도 옴니 채널(Omni Channel)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초연결사회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뉴 마켓(new market)을 이끌어갈 연결자는 누구일지 알아내는 일에 집중해 보자.

 
◆ Retro Economy(뒤로 가는 경제)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우리 경제 현주소에 대한 국민인식’에 따르면 국민이 생각하는 한국의 경제 활력 나이는 평균 50.8세다. 중늙은이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2018 인구절벽이 온다」를 저술한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Harry S. Dent)는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과 증시가 2018년 이후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2030년께 연간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부채’는 우리 경제를 뒷걸음질 치게 만든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 Insecure Society(점점 불안해지는 사회) = 정보에 어두웠던 시절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갖게 된 지금, 아이러니컬하게도 불안해 하는 국민이 더 많아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뉜 노동시장,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 등이 이유다. 흉악한 묻지마 범죄, 메르스 같은 신종 질병도 국민을 불안감에 빠뜨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의 가족관계, 건강 등을 고려해 최근 조사한 삶의 질 순위 결과, 우리나라는 28위를 기록했다. 우리의 삶의 질은 사실상 바닥이라는 거다.

◆ Tranvice(trans+service·움직이는 서비스) = IT기술의 발전으로 움직이면서 쇼핑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예전 같으면 그냥 흘려보내던 시간조차 이제는 철저하게 자신을 위해 투자한다. 그러니 움직이는 고객을 붙들 수 있는 방법은 움직이는 서비스인 ‘트랜비스(Tranvice)’를 도입하는 것 뿐이다. 이는 ‘넘어서 이동하는’이라는 뜻의 trans와 ‘서비스’를 의미하는 vice를 합성한 신조어다.

이런 맥락에서 2016년은 서비스 전쟁 시대의 원년이 될 듯하다. 가장 먼저 은행권이 나섰다. 태블릿 등 IT기기를 이용한 ‘움직이는 1인 뱅크’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건 단적인 예다. 양복 브랜드의 ‘찾아가는 출장 채촌採寸(치수 재기)’ ‘가봉 서비스’도 트랜비스의 좋은 사례다. 이 서비스가 산업 각 분야에서 보편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 Ict Tech(최첨단 정보 통신 기술로 편해진 쇼핑) =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정보 통신 기술의 약자)의 발달로 인해 별다른 노력 없이 쇼핑이 완결되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애플 시리(Siri), 구글 나우(Now), 아마존 알레사(Alexa),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의 도움으로 깨알 같은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지 않아도 입력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만물인터넷 시대가 오고 있다. 핀테크 기술 발달과 함께 모바일 결제 시장도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 Cliff Consumption(소비절벽) = ‘소비절벽’이라는 말이 나타났다. 이는 경기 불황에 따른 불안한 심리로 인해 소비를 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세일 행사를 아무리 대대적으로 펼쳐도 소비에는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LG경제연구원은 장기 성장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더욱 심해질 것이고, 2016년에도 소비가 부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좀처럼 살아날 것 같지 않은 소비 심리를 마냥 할인 행사만으로 대처하는 것보다는 유통의 다른 판을 짜야 할 때다.

◆ Angry Consumer(성난 소비자) =
대기업 혹은 ‘있는 자’들을 향한 안티 감정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논문 ‘한국의 부의 불평등 : 상속세 자료에 의한 접근(2000~ 2013년)’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자산 중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2007년 63.2%에서 2010~2013년 66.4%으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 불을 더 지핀 것이 대기업의 막장 드라마다.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대표 사례다. 기독교 여자청년회(YWC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는 국내에서 최소 43%, 최대 89.3%까지 비싸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소비자는 ‘호갱’이 된 듯하다. 말이 통하던 소비자 시대는 간 것 같다. 이제 성난 소비자들은 단체 행동에 나설 태세다.

▲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로컬푸드 매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Local Food Golden Age(로컬푸드 전성시대) =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로컬푸드 매장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로컬푸드 운동은 도시 소비자나 농축산인들에게 골고루 도움되는 상생 정책이 될 수 있다. 집 안 식탁에서 가족과 둘러앉아 당일 생산된 농산물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소비가 된다.
 
유통 경로의 축소, 배송 시간의 단축 등을 얘기하지 않아도 말이다. 다만 미국 대도시의 사례처럼 유명 복합 쇼핑몰 안에 로컬푸드 판매 장소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정책 등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해 본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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