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인 | 스윗 프랑세즈

▲ 영화‘스윗 프랑세즈’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프랑스를 점령한 독일군 장교와 프랑스 여인의 사랑을 그린 영화 ‘스윗 프랑세즈’의 원작은소설 「스윗 프랑세즈」 다.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작가 ‘이렌 네이로프스키’의 미완성 유작이다. 무대는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의 시골마을 ‘뷔시’. 이곳에 사는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 ‘루실(미셸 윌리엄스)’은 자신의 저택에 머물게 된 독일 장교 ‘브루노(마티아스 쇼에나에츠)’와 사랑에 빠지고 비밀스러운 로맨스를 시작하는데….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루실. 그녀는 귀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마을 사람의 감시와 질투를 받는다. 게다가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소작농에게 임대료를 받으러 다니는 냉정한 시어머니 ‘마담 앙젤리에(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감시를 받고 있다. 루실의 유일한 안식거리는 친정아버지가 준 피아노를 치는 것. 하지만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시어머니가 피아노를 잠가 버린다.

그 무렵, 유럽을 재패하려는 독일군이 뷔시를 점령하고, 각 귀족의 집에 독일 장교가 머문다. 전쟁과 시어머니의 감시, 전쟁에 나간 남편 때문에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어느날, 루실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되고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방을 몰래 엿본다. 그곳에선 독일 장교 ‘브루노’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매일 밤 그가 어떤 곡을 연주하는지 궁금해하던 루실은 장교와 대화를 나누지 말라는 시어머니의 말을 어기게 되고, 그의 인간적인 면에 끌려 마음이 흔들린다.

루실 역을 맡은 미셸 윌리엄스는 긴장감 넘치면서도 애틋한 러브 스토리를 혼신의 연기로 표현한다.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이자 낯선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여인의 모습을 절제 있게 연기한다. 그는 주인공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민낯으로 연기에 임했고 피아노 연주 장면을 위해 몇 개월간 피아노 레슨을 받는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브루노 역의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전형적인 악한 모습을 연기한다. 그러면서도 음악가로의 기질을 간직하려고 애쓰는 이중적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특히 그의 애절한 눈빛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듯하다.

‘사울 딥’ 감독과 ‘에두아르드 그라우’ 촬영감독은 당시 환경과 여건에 맞는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아름답지만 사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35㎜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전 세계에서 필름을 구해 왔고 생산이 중단된 ‘후지필름’까지 사용했다고.

제작진의 노력은 영화 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음악감독 ‘릴 존스’는 영화 촬영현장을 오가며 현장 분위기를 잡는 임시 트랙 등 모든 음악에 참여했다. 그 결과, 영화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1930년대 재즈곡, 현악 합주 등 OST는 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를 더욱 애잔하게 만들어준다. 두 남녀의 슬프고 애절한 사랑을 그린 ‘스윗 프랑세즈’. 추운 겨울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기에 충분할 듯싶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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