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가지 흐름

▲ 반도체가 인간의 뇌처럼 기억과 연산을 함께 담당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반도체가 인간의 뇌를 닮아가고 있다.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인간의 뇌처럼 반도체도 D램·낸드 등 기억을 담당하는 부문과 CPU·AP를 비롯한 연산을 맡고 있는 부문이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의 방향성은 ‘원칩’ ‘뉴로시냅틱스’ ‘뉴메모리’ 등 3가지가 중심축이다.

인간의 뇌는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처리한다. 위치별로도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대뇌는 감각과 수의 운동의 중추다. 주로 정신 작용을 담당한다. 소뇌의 경우 근육운동을 조절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중뇌는 홍채 조절 기능을, 간뇌는 체온을 조절, 해마는 인간의 영구 기억을 담당한다.  이렇게 복잡한 뇌를 반도체가 닮아가고 있다. 반도체가 다양한 기능을 가진 인간의 뇌처럼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는 최근 ‘원칩(one chip)’ ‘뉴로시냅틱스’ ‘뉴메모리’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솔루션은 반도체 칩의 기능을 고효율화한다. 더불어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 세트제품을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다른 기능을 가진 두가지 칩을 하나로 묶는 ‘원칩’을 보자. 삼성전자는 최근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을 기반으로 메모리(D램과 낸드)와 로직(시스템반도체)을 하나로 묶는 원칩 솔루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고성능 D램 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을 AP와 직접 연결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연산(CPU)·기억(메모리)·통신(모뎀)을 하나로 묶은 통합칩을 차세대 비즈니스로 키우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복안인 것이다. 이 때문인지 삼성전자의 ‘원칩 프로젝트’에는 TSV 기술, 패키지 온 패키지(PoP), 독자적인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술력이 적용되고 있다.

 
TSV는 일반 종이의 절반도 안 되는 두께의 DDR4 D램 칩에 수백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전도체를 채워 상하단 칩을 전기로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PoP는 하나의 패키지 위에 다른 패키지를 쌓는 방식이다. D램·낸드·컨트롤러를 하나로 묶어 AP 위에 바로 쌓는 것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원칩 솔루션을 안정화할 경우 침체기에 접어든 메모리 시장에서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 전문가들은 “원칩화, 고효율화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주도할 필수 무기”라며 삼성의 전략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반도체의 진화를 이끄는 또 다른 흐름은 ‘뉴로시냅틱스’다. 인간의 두뇌가 ‘뉴런’ ‘시냅스’를 활용한 병렬 구조를 통해 다양한 연산을 처리하는 것처럼 반도체도 이런 병렬구조(뉴로시냅틱 설계방식)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컴퓨터 등 인공지능의 역할은 논리적·정량적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간의 ‘좌뇌’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가 원하는 방식의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으면 ‘에러’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게 뉴로시냅틱스이다.

뉴메모리를 통해 D램과 낸드가 통합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흐름이다. 뉴메모리는 D램과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메모리를 저전력, 고용량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한 걸 말한다. STT-M램, P램, Re램 등이 해당된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메모리와 로직 간의 융합은 인공지능 로봇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등 모든 기기에서 추구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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