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부른 중노동

▲ 와타미 창업자인 와타나베 미키는 종업원들에게 중노동을 강요해 지탄을 받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365일, 24시간 죽을 때까지 일하라.”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급성장을 거듭한 일본의 유명 선술집(이자카야) 창업자가 종업원의 과로로 인한 자살에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유명 선술집 체인 ‘와타미和民’의 창업자이자 자민당 현역 참의원 의원인 와타나베 미키渡邊美樹와 회사 관계자들은 지난 8일 과로로 자살한 종업원의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1억3000만엔의 피해배상금을 지급하기로 도쿄지방법원에서 합의했다.

앞서 유족 측은 중증장애를 입은 사람이 장래 얻을 수 있는 소득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한 배상과 7000만엔 상당의 ‘징벌적 위자료’ 등 모두 1억3500만엔을 청구했다.

7년 전인 2008년 4월 모리 미나森美菜(당시 26세)씨는 와타미그룹 자회사인 와타미후드서비스에 입사해 와타미 요코스카橫須賀 시내점에서 일하다 두달 만인 6월 자택 근처에서 과중한 업무를 이유로 자살했다. 모리씨는 월 141시간의 시간외 근무를 한 사실이 인정돼 2012년 2월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유족들은 창업자의 경영이념이 모리씨에게 “가혹한 장시간 근무를 강요했다”면서 와타나베 개인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사장이던 와타나베씨는 재판에서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법적책임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나의 경영이념이 과도한 노동을 강요했다”면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측과 배상에 합의했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와타미의 가혹한 근무강요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례로 점포 영업시간은 전철이 끊어진 심야시간이 돼서야 끝났고, 심야에 일을 마치고 귀가한 날 도쿄 본사에서는 조기연수를 실시했다. 연수에서는 와타나베씨의 어록을 정리한 이념집을 통째로 외우도록 강요했다. 휴일에도 연수가 실시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와타미는 노동자를 혹사하는 ‘블랙기업’으로 지목됐고,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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