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시대 투자전략

▲ 저유가 쇼크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저유가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위험하다’ ‘괜찮다’ 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저유가 쇼크’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거라는 덴 이견이 없어 보인다. 투자자는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할까. 증시 전문가들은 페인트 업종과 정유 업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저유가를 바라보는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이 종가 기준 37.65달러를 기록했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2009년 2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감산을 합의하는 데 실패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탓이다.

그렇다면 저유가는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무엇보다 저유가로 수출가격이 하락, 수출금액이 줄어들 거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반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유가하락의 원인이 수요감소가 아닌 공급과잉에 있어서다. 박영훈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가솔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의 올해 소비량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아시아지역 역시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정제공장의 가동률도 양호하다”고 전했다.

분명한 것은 ‘저유가 쇼크’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저유가 국면이 ‘달러 강세’와 ‘신흥국 경기침체’로 이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될 거라는 우려의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어떤 투자전략을 짜야 할까.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하락이 산업별로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페인트 산업은 저유가 시대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페인트는 2000가지 넘는 다양한 화학원료를 섞어서 만든다. 전체 매출원가의 80% 이상이 원재료 구입에 쓰이기 때문에 유가의 방향성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페인트 상장업체 기준 6개사의 3분기 평균 매출원가율은 76.4%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세는 페인트 산업의 전반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체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유가는 하락하지만 정제마진이 강세를 띠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 3분기 평균 배럴당 7달러를 기록한 정제마진은 지난 11월 10.7달러로 상승했다. 난방유 수요 증가라는 계절적 요인에 비계절적 요인까지 가세한 결과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4~9월의 드라이빙 시즌이 종료되면 휘발유 마진이 크게 떨어지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게다가 나프타(Naph tha) 마진도 이례적으로 좋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유사의 경우 당분간 저유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건설ㆍ조선업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시추업체가 발주 물량을 취소할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조선업은 내년 1분기까지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의 추가 하락세와 함께 해양 수주의 약세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며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저수익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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