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 주가 상승세 꺾인 이유

▲ 자본잠식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사진=뉴시스]
자본잠식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에 나섰다. 최대주주인 삼성 계열사는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나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이 회사 주가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무엇 때문일까.

가파른 성장세를 앞세워 미인주美人株로 각광을 받던 삼성엔지니어링이 그룹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해양플랜트 저가수주, 저유가의 영향으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1조5127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8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2% 줄어들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분기 말 1조344억원이던 자본이 3분기 -3746억원으로 곤두박질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는 거다. 시장 안팎에 ‘삼성엔지니어링 상장폐지설’이 나돈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우려는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10월 12일 3만3150원이던 주가는 한달 만에 반토막 났다. 1조3000억원을 웃돌던 시가총액도 지난 9일 기준 5600억원대로 줄었고, 15.29%였던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10.05%로 줄었다. 이 기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은 209만3899주에 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7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의 대주주인 삼성SDIㆍ삼성물산 등이 증자 참여를 선언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규 발행주식 규모는 1억5600만주로 삼성 계열사가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이는 유상증자 실패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지분의 61%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로 주식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의 두배가 넘는 증자 규모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소식에도 이 회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부회장의 참여 소식에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지난 8일 1만59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950원(13.97%) 폭등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 이후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깎아내렸다”고 분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 그룹이 적극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돕기에 나서고 있지만 일반투자자가 이를 호재로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며 “초저유가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의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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