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망권 프리미엄

▲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주택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요즘 ‘○○뷰’라는 이름이 붙은 아파트 분양광고가 많다. 사람들이 그만큼 탁 트인 전망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 차이가 수억원씩 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오피스텔ㆍ상가ㆍ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조망권이 강조되고 있다. 전망이 곧 돈이 되는 시대가 왔다.

겨울은 전통의 주택시장 비수기다. 여기에 내년으로 예정된 대출규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 이런 시기에 전문가들은 ‘조망권’을 투자 포인트로 꼽는다. 조망권이 부동산 시세의 하락을 막는 안정장치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같은 지역이나 같은 단지라도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 단지의 위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최근엔 산이나 강, 공원과 호수 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더블 조망권’ ‘트리플 조망권’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조망권은 자연경관ㆍ역사유적ㆍ문화유산 등 특별한 경관을 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조망권의 개념은 1970년대 말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현대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이후 건설사들이 최신 공법으로 건물의 층고를 높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조망권의 종류는 강, 바다, 산, 공원, 호수, 골프장 등이다.

이 가운데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공원 조망권이다. 서울 잠실의 올림픽선수촌, 아시아선수촌 등 대규모 공원을 앞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책과 운동을 좋아하는 중년층 이상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조망권의 진정한 가치

강 조망권은 탁 트인 시야와 시민공원의 접근성이 최대 장점이다. 특히 한강 인근의 가치가 높다. 다만 차량 소음 문제와 먼지 때문에 저층부는 집값이 낮고 선호도가 떨어진다. 산 조망권은 강 조망권보다 프리미엄이 적게 붙지만 대체 조망권으로는 손색없다. 무엇보다 산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광이 매력적이다. 강보다 공기도 좋고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산과 너무 가까운 경우에는 여름에 모기가 들끓기도 한다. 등산로에 인접한 단지는 등산객의 소음이 문제가 된다. 바다 조망권 역시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조망이지만 태풍이나 비바람이 잦고 짠 바닷바람에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가장 관심을 받는 신新 조망권은 골프장이다. 넓은 녹지와 잘 정돈된 조경을 볼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조망권은 어느 정도의 투자가치를 갖고 있는 걸까. 업계는 대체로 전체 매매 가격의 20~30%가 조망권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같은 단지라도 조망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수억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실제로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강자이’의 경우, 한강이 잘 보이는 로열층은 25억~27억원을 호가하지만 조망이 좋지 않은 저층부는 19억~20억원에 불과하다. 한강을 볼 수 있는 권리가 무려 6억~7억원이라는 얘기다.

조망권, 눈으로 확인해야

같은 크기의 아파트라도 조망권 확보에 따라 시세가 달라지기도 한다. 반포한강공원 입구와 직선으로 700m 떨어진 서초구 잠원동 ‘브라운스톤’의 84㎡(약 25평) 평균 매매가는 9억3500만원. 반면 반포한강공원 입구와 2㎞ 떨어진 서초구 서초동 ‘서초 래미안’의 84㎡ 평균 매매가는 8억8500만원이었으며, 2.5㎞ 떨어진 ‘서초 삼성 래미안’은 평균 7억9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도 조망권을 강조하고 있다. 1~2인 가구가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경우가 늘어나서다. 실제로 조망권을 갖춘 오피스텔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여의도공원 두배 규모의 식물생태공원인 보타닉파크의 조망권을 갖춘 ‘마곡역 힐스테이트 에코 동익’은 평균 5대 1, 최고 16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도 수창공원 조망으로 눈길을 끈 ‘대구역 센트럴자이’가 최고 21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일명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는 지식산업센터에도 조망권이 강조되고 있다.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조망권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사무환경도 주거환경만큼이나 중요시되고 있어 이런 임대료 세분화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아파트에서 시작된 조망권 확보 전쟁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번진 셈이다.

그렇다면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의 평면도와 배치도만으로는 조망권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발코니ㆍ부엌ㆍ거실 등에서의 전망, 공간 배치 등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주상복합의 경우에는 조망권과 함께 입지여건,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도 골고루 따져보는 게 좋다. 주변에 대형건물 등 개발 계획이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대형건물이 들어설 경우 조망권이 가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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