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폐경 이후 여성의 몸은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마련이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힘이 넘치는 젊은이도 선 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유난히 서서 가는 게 힘든 이들이 있다. 중년 이후 여성이다. 그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급한 기색으로 앉을 곳을 살피곤 한다. 우스갯소리로 빈자리에 핸드백을 던져 자리를 확보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오죽하면 그러겠나. 힘들고 지쳐서 휴식이 필요한 사람이거나 하체 근육이 약해진 노년층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건 그 자체로 곤욕이다. 전철 객실 안의 의자 배치는 고령화 사회의 단면을 반영하는 지표다. 칸 끝의 3인석에 모든 노약자가 앉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노약자가 많다 보니, 일부는 서서 가야 하는 딱한 처지가 됐다. 고령화 사회의 초입에 이 지경이니 필자가 노인이 되는 시대의 상황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그렇다면 서서 견딜 힘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배꼽 아래 부위, 다시 말해 하체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50대 이후 다리 근육의 소실과 몸통 지방의 증가는 동시에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 속도는 세월만큼 빠르다. 팔ㆍ다리가 가늘고 몸통이 커지는 거미 형태의 체형을 사과 형태 비만이라고 한다.

엉덩이ㆍ허벅지 쪽으로 근육과 지방이 축적돼 서양배로 표현되는 젊은 여성의 몸과는 차이가 확연하다. 여성의 경우 서양배로 살다가 사과가 되는 시점을 폐경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 시점에 여성은 여러모로 몸이 불리해지는 상황을 맞는다. 그 중심에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있다. 폐경에 의해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반면에 체지방은 축적되고 구심성 지방은 유도된다.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대사가 힘들어진다.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져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또한 여성 호르몬의 감소는 뇌의 식욕조절 중추인 시상하부에도 영향을 미쳐 식사량ㆍ체지방량의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육체만이 아니다. 폐경기 이후 몸이 비만해지고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면 자존감의 상실, 우울증 등 정신 건강이 나빠진다. 그렇다면 불가항력 요소에 의해 불리한 육체적 환경에 놓인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폐경 전후 자발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올바른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전제로 하루 1시간 운동 기준으로 걷기 등 유산소 운동 40분,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저항성 운동 20분으로 기본 체력을 유지하고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높여야 한다. 노화로 인한 생리적 변화가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불가항력적 요소라면, 우리는 생활습관의 변화로 그 위협에 맞설 수 있다. 당장 시작한다면 승산 있는 싸움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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