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합」

 
불확실성과 혼돈의 시대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팽배해져 많은 기업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모두들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성장하는 기업이 있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기업도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정·반·합」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이라 손꼽히는 회사들이 어떻게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정正’ ‘반反’ ‘합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눠 정리한 경영전략서다.

한 일간지의 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전 세계의 비즈니스 현장을 누비며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경제경영 석학들을 두루 취재해왔다. 그 결과, 성공한 기업과 경영자들에게서 크게 세 가지 성공 요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어떤 기업은 기본을 지키며 성실하게 자신만의 길로 나아가고, 어떤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용감하게 걸어간다.

또 다른 어떤 기업은 그 두 가지를 모두 병행하며 제3의 독자적인 길을 만들어 나간다. 저자는 기업을 정·반·합의 세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에 해당되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우선 ‘정’은 기업의 본질과 목적을 잊지 않고 근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한다는 신념으로 틈새시장을 정확히 공략한 희귀병 치료제 회사 ‘젠자임’, 맥도날드 같은 대량생산 체제의 프랜차이즈 가게 대신 장인정신을 내세워 일본의 브랜드 선호도 1위 회사가 된 ‘모스버거’, 프라이팬 하나를 만들 때도 100가지 이상의 실험을 거치는 ‘테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은 패기 있는 역발상으로 남다른 전략을 구사하며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는 걸 말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출시 2년 만에 레드오션인 두부 시장에서 연매출 55억엔(약 530억원)을 달성한 ‘오토코마에 두부’, 인공 달걀로 신사업 분야를 개척하며 빌 게이츠, 리카싱 등의 투자를 이끌어낸 ‘햄프턴 크리크 푸즈’, 이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의 카테고리를 개척한 ‘태양의 서커스’와 ‘조 말론 런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은 여러 갈래의 선택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여러 가지를 융합해 제3의 길을 만들어간 ‘합’의 기업들이다. 경영의 정도를 걸으면서도 경쟁자들이 못 본 새로운 시각을 접목한 북미 지역의 SPA 브랜드 강자 ‘조 프레시’, 업종을 두 차례나 변경하면서도 기업의 근간인 핵심 역량은 끝까지 유지하며 굴뚝 기업에서 솔루션 업체로 변신한 ‘슈나이더 일렉트릭’, 장인 정신에 따른 전통적인 악기 제조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상호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야마하’까지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정·반·합은 헤겔의 변증법과 매우 닮았다. 결론을 생각하면 발전지향적이고 희망적이다.  이 책은 수많은 최고경영자와 경제경영 대가들을 인터뷰하고 연구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경영의 최전선을 뛰어다니며 얻는 지혜로 통찰해낸 ‘정·반·합’의 원칙과 다양한 사례를 만날 수 있다. 업무 현장에서 직면하는 문제와 고민거리를 풀어볼 실마리를 제공한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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