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제 핫 이슈 10選

▲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메르스의 여파는 무척 컸다.[사진=뉴시스]
연말이면 한해를 돌아보기 마련이다. 더스쿠프(The SCOOP)는 2015년을 마감하며, 올해 일어난 경제 핫이슈를 묶어봤다. 그랬더니 하나의 공통점이 나온다. 기업들은 그들만의 잇속 챙기기에 푹 빠져 있었고, 서민 삶은 더 팍팍해졌다는 거다. 경기 불황의 신호탄인 저유가만이 서민의 시름을 달래줄 뿐이다.

올해는 ‘담뱃값 인상’ ‘포스코 비리 사건’ ‘메르스’ ‘좀비기업 3295개’ ‘2016년 임금피크제 실시’ ‘가계부채 사상 최고’ 등 서민의 어깨를 처지게 하거나 경기를 위축시키는 경제 이슈들이 많았다.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삼성그룹의 ‘제일모직ㆍ삼성물산 합병’과 롯데의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가 그것이다. 롯데그룹 형제들은 이 와중에도 끝끝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열을 올렸다. 씁쓸한 2015년이다. 희망에 부풀었던 청마띠해는 그렇게 저물고 있다.

1. 담뱃값 인상에 서민 “끙”

올해 1월 1일부터 기존 2000~2500원하던 담뱃값이 2000원 올랐다. 정부의 논리는 ‘국민 건강 증진’이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한국담배협회가 집계한 지난 10월 담배판매량은 약 3억갑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81%까지 회복됐다. 반면 가격 인상 덕분에 세금수입은 2조6000억원(10월 기준)이 늘었다. 이대로면 담뱃세 수입은 1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각종 금연사업에 배정된 2016년 예산은 2475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110억원 더 줄었다.

2. 롯데 형제, 무의미한 혈전

담뱃값 인상 후 재계에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1월 5일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자회사 3곳의 임원직에서 해임돼서다. 롯데 ‘형제의 난’의 서막이었다. 이후 잠잠하던 롯데의 경영권 분쟁은 7월 15일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홀링스 대표이사 선임 이후 본격화됐다. 그 과정에서 베일에 가렸던 롯데그룹의 이상한 지배구조도 드러났다. 롯데에는 ‘못 믿을 기업’이라는 딱지까지 붙었다. 하지만 두 왕자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상대방 헐뜯기도 모자라 현재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3. 포스코 비리 수사 “또…”

롯데 ‘형제의 난’처럼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이 하나 더 있다. 올 3월 초,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이 베트남에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게 밝혀지면서 시작된 포스코 검찰 수사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또 다른 사건들이 이어져 나와서다. 이번 수사로 현재 박재천 코스틸 대표와 전정도 세화그룹 회장이 구속됐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불구속기소돼 조사 중이다.

 
4. 내수 마비시킨 메르스 폭풍

5~6월 전국은 공포에 떨었다. 메르스 때문이다. 5월 20일 처음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메르스 환자는 한때(6월 29일까지) 186명까지 늘었다. 세계 2위 메르스 발병국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메르스 확산 이후 국내 경제는 숨통이 꽉 막혔다. 관광객은 확 줄었고, 호텔ㆍ관광과 유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각종 세일에도 소비촉진과 경기회복이 더딘 데는 메르스의 영향도 꽤 크다. 지난 11월 25일 마지막 환자의 사망을 끝으로 메르스사태는 일단락됐다. 정부의 무능한 대응(정보 부족, 컨트롤타워 부재, 병원 명단 공개 거부 등)에 관해서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5.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5월 26일 삼성그룹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발표했다. 다만 삼성물산 주주를 갖고 있던 헤지펀드 엘리엇이 반대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1대 0.35로 진행됐는데,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1대 2.19가 됐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무리한 합병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엘리엇이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지난 9월 15일 합병은 완전히 마무리됐다. 다만 엘리엇 측이 ‘투자자ㆍ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6. 시내면세점 특허 전쟁

7월엔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유통기업들이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놓고 한바탕 전쟁을 펼쳤다. 결과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HDC신라면세점의 승리였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유통기업들이 너도 나도 착한 기업이 되겠다며 각종 사회공헌활동들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물론 면세점 특허를 땄을 때 얘기다. 기업들이 공수표를 날리자 세간의 이목은 면세점이 누구에게 도움 되는 것인가에 쏠렸다. 하지만 면세점 수혜자는 명품브랜드와 유통업체뿐이었다.

7. 대우조선 분식회계 논란

7월 15일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를 통해 2조원대의 부실을 감추고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조선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는 건 죄다 거짓말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8월 대우그룹 해체 후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를 맡으면서 부실계열사 가운데 가장 빨리 워크아웃을 졸업한 덕에 꽤 괜찮은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시장은 싸늘히 식었다.

 
8. 1100조원 넘어선 가계부채

8월 25일 한국은행은 가뜩이나 차가운 시장을 더욱 차갑게 만들었다. 가계 빚이 1130조5000억원(2분기 말 기준)에 달한다는 사실을 내놔서다. 분기 기준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치였다. 지난 2013년 4분기 1000조원을 돌파한 뒤 1년 반 만이다. 저금리 덕분에 은행권 대출이 늘어나서다. 1130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더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9. 빅딜과 구조조정의 연속

지난 11월 롯데그룹은 삼성그룹 화학계열사들을 3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SDI 케미칼 부문ㆍ삼성정밀화학ㆍ삼성BP화학이다. 당시 롯데그룹은 신사업 진출, 삼성그룹은 전기차배터리 투자로 각각 윈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걱정이 많다. 삼성과 롯데의 급여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다. 급여를 삼성 수준으로 맞추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가능성이 있고, 롯데 수준으로 낮추자니 삼성 화학계열사 직원들이 반발할 게 뻔해서다. 롯데로 옮겨갈 삼성 직원들의 위로금 문제도 남아 있다.

10. 물보다 저렴해진 기름값

12월 2일(두바이유)과 4일(서부텍사스산 원유)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졌다. 36.21달러. 국제유가가 30달러대까지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8년 12월 31일(배럴당 36.45달러)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휘발유 가격도 떨어져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전반으로 볼 때, 부정적인 분석들이 만만치 않다. 12월 16일 미국이 금리인상 후 예상했던 대로 시중의 돈은 달러로 모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미국의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월 17일부터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391억원을 순매도했다. 신흥국 투자도 줄어들 거라는 우려도 기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산유국들의 이익률 하락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對산유국 수출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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