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리더의 세가지 조건

▲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더인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기업의 흥망성쇠는 탄탄한 재무제표에만 달려 있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CEO의 역할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CEO는 단순히 조직을 제어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직원의 의견에 경청해야 하며,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좋은 CEO와 꼰대는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

필자는 10년 넘게 증권사 애널리스트 생활을 했다. 수많은 기업을 직접 방문하고 분석해 고객에게 추천하는 것이 업이었다. 그중 성공 기업에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품의 혁신성, 빠른 시장 진입, 그리고 높은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고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다. 그렇다고 모든 성공 기업이 이런 능력을 갖췄던 건 아니다. 간혹 제품이나 아이템이 경쟁력 없어도 몸담은 산업 자체가 고공성장을 하면서 쉽게 수익을 내는 기업도 있었다. 실패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꼭 임직원의 능력이 부족했다거나, 자본이 모자랐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총 세 곳의 증권사에서 근무하면서 이 질문의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 대체로 증권업계는 특정한 회사만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하고 소위 ‘맨파워’라고 불리는 직원의 경쟁력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서다. 그럼에도 이 세 증권사의 흥망성쇠는 갈렸다. 앞서 근무한 두 곳은 다른 회사에 인수됐지만,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회사는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음에도 사세를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

필자는 이 3사의 차이를 ‘리더’에서 찾았다. 성공 기업에는 반드시 훌륭한 리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리더의 조건은 이렇다. “책임감,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 등 실무적 역량을 비롯해 품성, 인성, 용기, 소통, 소명의식 등 인간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세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확고한 목표’를 조직원과 ‘공유’하는 능력이다. 어떤 회사든 목표와 사명은 있기 마련이다. 관건은 이 목표를 조직원에게 녹여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회사의 목표와 조직원의 목표가 같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의 열정과 조직원의 열정 역시 다를 경우가 많다.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다.

흥미롭게도 조직원 대부분은 조직의 목표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단지 ‘슬로건’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조직원들은 회사가 정한 목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와 직원 간 괴리가 더욱 커지게 되는 이유다. 직장인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는 것을 자세히 들어보라. 많은 경우가 회사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가 달라서 발생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예를 들어보자. 애플의 성공 원인에는 단순히 그의 개인적인 천재성만 있었던 게 아니다. 애플은 직원에게 ‘인류를 바꿀 만한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제시했고 직원들은 이를 위해 혁신적인 사고로 움직였다.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스티브 잡스가 회사의 목표를 명쾌하게 조직원에게 녹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목표를 조직원과 공유하는 능력이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리더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또 있다.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 다니엘 골먼은 리더십을 ‘다른 사람을 통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굳이 리더가 혁식적인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조직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직원이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다. 특히 조직원의 자유로운 소리를 듣기 위해서 리더는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리더가 마지막으로 갖춰야 할 덕목은 ‘희생’이다. 리더는 누구도 하기 싫은 일에 앞장서야 한다. 대신 수익의 과실은 가장 마지막으로 취해야 한다. 전장에서의 장군이 무리의 앞에서 돌진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야 병사들이 목숨 걸고 싸울 용기가 생긴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이 좋은 사례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대통령 취임 이후 월급의 90%를 기부했기 때문이다. 전 재산은 중고차 1대에 불과하다. 그가 한 나라의 대통령임에도 가난한 생활을 고수하는 이유는 그의 정치 철학에 있다. 이 철학은 매우 단순하고 명확하다. 바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부를 축적하면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

고정관념 버릴 줄 알아야 …

우리나라 기업 CEO들도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룡처럼 성장한 중국은 경제적ㆍ정치적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분야에 따라서는 우리보다 더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이미 중간제 제조국에서 완성품 수출국으로 진화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주력 산업을 잠식했던 것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다. 그뿐만 아니다. 잃어버린 20년의 오명을 썼던 일본도 최근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경쟁력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 문화는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고수하고 있다. 이 문화는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이뤘던 시기에나 먹혔던 구닥다리 방법이다. 성공 기업이 되고 싶다면 리더는 이 수직적 문화부터 없애야 한다. 리더가 조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고, 하급자 역시 상급자의 메시지를 비판 없이 수용했을 때 얻는 효과는 딱 한가지다. 조직의 기강만 세워질 뿐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기대할 수 없다. 수평적 문화가 자리 잡은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쏟아내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수직적 리더십과 혁신적 제품은 공존하기 힘들다.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나라 기업, 리더부터 변해야 한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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