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멘토링 리뷰

지난 여름 ‘청춘 멘토링’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더스쿠프(The SCOOP) 지면을 통한 지상 멘토링입니다. 이를 위해 고교생, 대학생, 대졸 취업준비생 32명에게서 고민을 들어 봤습니다. 이들 멘티에게 지금까지 스무분의 멘토가 답을 했습니다. 그 새 7포 세대론은 n포 세대론으로 진화(?)했고, 청춘들은 수저계급론과 헬조선론을 꺼내들었습니다. 지난 반 년 간의 1대1 육성 멘토링을 리뷰합니다.

 
성공적인 인생이란 어떤 걸까요?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나도? 성공에도 품질이 있을까요? 쉰둘의 나이에 조은시스템을 창업해 중견기업으로 키운 김승남 회장은 “누구나 ‘작지만 좋은 성공’은 거둘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작은 성취를 했더라도 그 과실을 남을 위해 가치 있게 쓰는 것, 거기까지 나아가야 좋은 성공”이라고 주장합니다. 성공의 과실을 남들과 나눠야 하는 것은 그게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나의 성공엔 다른 사람 몫이 이미 들어 있다는 것이죠.

외국 유학을 거쳐 외국에서 창업을 한 김은미 CEO 스위트 대표는 “성공하는 사람들은 좋은 선택을 연쇄적으로 한다”고 말합니다. 좋은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낳고 좋은 결과가 좋은 선택을 부르는, 선택의 선순환 궤도에 진입하라는 거죠.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란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시대에도 성공은 과연 노력의 산물일까요?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나는 노력과 성과가 정비례한다고 본다”고 단언했습니다. “앞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성과는 노력의 결과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또 “젊은 나이에 나름의 식견으로 세운 목표가 50대 후반까지 유지될 거라고 믿는다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러분) 아버지 세대의 성공 방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그래서 스펙 쌓느라 골몰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아, 에디슨은 초등학교를 3개월 만에 퇴학당한 사람입니다. ‘초딩’ 중퇴가 최종학력이죠. 그가 세운 에디슨전기회사가 바로 세계 최대의 글로벌 인프라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모태인 거, 아세요?

여러 멘토가 황금률을 받아들이라고 권했습니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IGM) 회장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용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두 가지를 명심하라고 권했습니다. “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 내가 먼저 줘야 이문이 많이 남는다.” 성경에 나오는 황금률(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입니다. 그는 “공짜 점심은 없고 이렇게 먼저 주는 사람이 될 때 행복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은 “정의로운 사람은 자기가 받고 싶지 않은 대접을 남에게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덕상 OCR Inc. 대표는 “황금률은 가족관계에서도 금과옥조”라며 “관계가 서먹서먹해진 아빠에게 먼저 ‘카톡’ 메시지를 보내 보라”고 귀띔했습니다. 여미옥 홍선생교육 대표는 “부모와 마주앉아 ‘집밥’ 을 먹으라”고 권합니다. 참, 세계의 유력 종교들은 이 황금률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생업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사람들이 선망하는 일, 안정적인 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중 어느 것을 해야 하느냐고 멘토들에게 물었습니다.

학계와 정부, 정치권에 몸담았던 박세일 이사장은 “직업을 고를 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으라”고 권했습니다. “다행히 이 둘은 대부분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벤처를 창업해 21년 만에 매출액 1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키운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은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권합니다.

“좋아하는 일도 직업이 되면 고통스럽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도 골프 선수가 되려면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 직업적으로 성장하고 성취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통과하려면 그 일을 잘해야 합니다.”다행스럽게도 “잘하는 일엔 자신이 좋아하는 요소가 틀림없이 있다”는 것이 학자를 꿈꿨던 그의 관찰입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과 직업 선택은 어떤 결과를 빚을까요? 10여권의 책을 낸 스테디셀러 저자이자 스타 강사인 이영미 경상여중 교사는 “설사 적성에 맞지 않는 일에 종사하더라도 잘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체능 계열이 적성에 맞는다는 그는 “불행한 20대를 보냈고 교사로 인생을 마감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30대는 우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40대에 강연가로 꽃을 피우니 “예체능 분야로 나가겠다는 꿈은 못 이뤘지만 행복하고 오래 하다 보니 교사도 적성에 맞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의 좋은 습관 '좋은 선택'

어떤 청춘은 꿈을 포기했다고 말합니다. ‘국민 강사’로 통하는 김미경 더블유인사이츠 대표는 꿈에 대해 착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꿈 깨세요. ‘성공하는 꿈’ 같은 이야기는 모두 꿈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것일 뿐입니다. 무엇을 해서든 나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책임지리라 마음먹을 때 그 ‘무엇’이 바로 꿈입니다.” 꿈을 ‘평가절하’하라는 것이죠. “밥벌이란 그게 무슨 일이 됐든 본래 지겨운 겁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도 그 일을 구성하는 것의 30%가량만 좋습니다. 나머지 70%는 내가 싫어하는 것들입니다.”

멘토들은 이 시대 청춘이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했지만 n포 세대론에 대해서는 단호했습니다. 경제 관료 출신 전문경영인이었던 구자홍 전북대 초빙교수는 “n포 세대가 아니라, 내가 보기엔 ‘자포 세대’”라고 말했습니다. 지레 자포자기自暴自棄한 세대라는 거죠. “무엇보다 다수의 젊은이들이 목표의식을 포기한 거 같아요. 내 눈엔 피터팬 증후군 환자들로 보입니다. 이미 성년이지만 어른이 되려 하지 않는 거죠.” 그는 “친구든 직장이든 당당하게 선택하고 시행착오라는 비용을 치르라”고 권유했습니다.

박세일 이사장은 “인간은 의미와 가치, 보람을 추구하는 존재로, 자신이 처한 환경과 여건을 떠나 어떻게 그에 대응하느냐는 선택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같은 자극에도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일제 강점기 나라의 독립에 대한 전망이, 적어도 당대에는 없었을 때 합리적인 사고를 한 많은 명망가들이 일제에 부역했지만 독립운동에 투신한 선조들이 있습니다. 전지현이 연기한 영화 ‘암살’의 안옥윤은 그래도 일제와 싸우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알려줘야지,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

전성철 회장은 “합리적인 결정이 반드시 좋은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멘토들의 조언은 때로는 상충했습니다. 이 시리즈가 의도한 것입니다. 인생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김미경 대표는 “최고의 스승은 내 안에 있다”고 단언합니다.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나를 흔들어 깨우세요. 남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지 말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죽어라 하세요. 그럼 그 하루가 여러분 미래에 작용합니다.” 구자홍 교수는 “죽을 거같이 힘들었던 시간이 내 평생 최고의 자산이 됐다”고 말합니다.

같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라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6좌를 세계 최초로 완등한 엄홍길 대장은 “후회는 오히려 죽을 힘을 다하지 않아 실패했을 때 밀려오더라”고 말했습니다. 히말라야 등반 중 목숨을 잃은 동료의 시신을 찾으러 떠난 휴먼원정대의 이야기 영화 ‘히말라야’의 실제 주인공 엄 대장은 “베이스캠프를 벗어나 8000m급 봉우리에 오르는 동안엔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게 곧 사선을 넘나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리허설도 없이 바로 무대에 오르는 격이죠. 여러분이야 죽을 위험을 무릅쓰는 것도 아닌데 죽을 힘을 다해 매달리면,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한다면 못 이룰 게 뭐가 있습니까?” “슬럼프는 극복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고 한 부활의 리더 김태원씨는 “포기를 하지 않는 것도 의지적인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살다 보면 ‘나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자기암시, 자기최면도 필요합니다. 인생엔 하나의 길만 있는 게 아닙니다.”

1인 기업의 모델인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은 ‘3포 세대’를 지식 상인이 파는 이데올로기로 규정했습니다. “무슨 무슨 세대라는 말에 속지도, 숨지도 마세요. 불황에도 잘나가는 회사가 있고 역경이 닥쳐도 이겨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청춘들에게 “인류 역사를 통사적으로 보면 여러분은 행운의 세대”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굶주림에서 벗어난 지 불과 300~400년밖에 안 됐습니다. 삶이란 안락하기보다 불편한 게 정상이에요. 나는 은퇴할 때까지 평탄하고 예측 가능한 삶을 살라고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 자본주의」의 저자로 최근 「왜 분노해야 하는가」를 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불평등한 현실에 분노하고 행동하라”고 청춘을 ‘도발’했습니다. “일그러진 세상, 기울어진 운동장에 분노해야 합니다. 왜곡된 한국 사회에 순응할 게 아니라 여러분은 분개해야 돼요. 노력한 만큼 보상해 주지 않는 이 잘못된 구조에 마땅히 의분을 느껴야 합니다. 이 분노가 바로 자기 발전의 출발점입니다. 분노한다면 그 다음엔 행동해야죠.” 그는 “우리 세대는 다르다는 강변은 자기 변명이거나 자기 기만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는 “50대 이상이 맞다고 하는 것, 해 보라고 하는 건 절대 하지 말라”고 부추겼습니다. “50대는 문화적 보수성이 아주 강한데 그래서 이들이 맞다고 판단하는 건 30년 후의 기준에 비추어 틀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 근거죠. “이 세대의 문화적 감성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야 여러분의 살길이 열립니다. 예를 들면 직업 선택에 대한 조언,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것들이죠.”

고졸 자격 검정고시를 거쳐 들어간 대학 3학년 때 창업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나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내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시대에 답은 창업밖에 없다”는 그는 “사회구조 탓만 하면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극복은 결국 자기 몫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출발점

미용 기업으로는 세계에서 직영점이 가장 많은 준오뷰티의 오너 강윤선 대표는 기술고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입니다. 그는 ‘내 인생이 남의 손에 달렸다’는 생각이 자신의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도록 내버려두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육성입니다. “넘어지는 건 당신 탓이 아니지만 다시 일어나지 않는 건 명백히 당신의 잘못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딪쳐 보지 않아 두려운 거예요. 무슨 일이든 뛰어들어 직접 경험해 보세요. 강철 같은 체력이 있잖아요.”
이필재 더스쿠프 대기자 stolee@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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