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➋ | 금리 2008년 수준으로 오르면…

▲ 700조원에 달하는 변동금리대출이 금리인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사진=뉴시스]

커버 파트2에서 2007년 7월 수준으로 금리가 올랐을 때를 가정해 봤다. 큰 틀에서 계산해도 갚아야 할 원리금이 크게 늘어난다. 그만큼 금리인상은 무서운 변수다. 그렇다면 2008년 8월 수준으로 금리가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시 기준금리는 5.25%였다.

금리가 2007년보다 올랐다면 송승현씨 가정엔 어떤 변화가 생길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임박했을 당시 우리나라는 치솟는 물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2007년부터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던 2008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8년 8월 7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임박했을 당시 기준금리는 5.25%였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요동쳤다. 2008년 1월(시중은행 가중평균금리 기준) 각각 7.08%, 8.17%를 기록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는 8월 각각 7.16%, 8.76%까지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2억원, 신용대출 3000만원을 가지고 있는 송씨에게 이 금리를 적용해보자. 송씨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157만원, 신용대출이자로 22만원을 갚아야 한다. 이에 따라 송씨가 한달에 갚아야 하는 빚은 179만원, 연 2148만원으로 증가한다. 현재보다 월 57만원 연 684만원이 증가한 액수다. 송씨의 가계재정은 26만원 흑자에서 31만원 적자로 적자폭이 2007년의 16만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는 노후를 위해 준비하던 각종 보험을 모두 해지하거나 아들의 학원을 모두 그만둬야 손실을 막을 수 있는 규모다. 연간으로 따지면 송씨의 세후 연봉 4536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47.3%가 원리금으로 빠져나가는 것과 같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처럼 대출이 있는 가정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2008년 대출금리가 가장 높았던 10월을 적용하면 송씨 가정의 적자폭은 더욱 커진다. 2008년 10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58%, 가계대출평균금리 9.20%였다. 8월보다 각각 0.42%, 0.44% 상승한 수치다. 수치상 상승률은 높지 않지만 금액으로 계산하면 주택담보대출은 5만원, 신용대출은 1만원의 원리금이 상승한다.

연으로 계산하면 72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 푼이 아쉬운 서민에겐 적은 금액이 아니다. 2015년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1166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신용판매 부채 63조원을 제외한 1100조원 가운데 70%가량이 금리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변동금리대출이라는 점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1100조원의 70%에 해당하는 770조원이 변동금리를 이용해 빌린 대출로 추정된다”며 “기준금리가 1%만 상승해도 7조7000억원의 부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민가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채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면서도 “내수침체가 우려돼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서구 더스쿠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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