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건설업 전망

▲ 건설사들은 장기 저유가 국면을 거치면서 비산유국 위주로 수주시장을 다변화했다.[사진=아이클릭아트]
2015년 건설사들은 시련의 한해를 보냈다. 업황 침체로 건설사 대부분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016년에도 추세는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건설사를 압박할 만한 외부변수가 수두룩해서다. 그렇다고 기대를 완전히 접을 정도는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희망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

2015년 4분기 대형 건설사(현대ㆍ대우ㆍGSㆍ대림ㆍ현대산업ㆍSK D&D)의 실적은 신통치 않을 듯하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의 실적만이 예상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6개 건설사의 합산 해외수주는 2012년부터 계속 하락했다. 2015년은 전년 대비 41%나 감소했다.

건설업황은 2016년에도 침체기를 겪을 것이다. 건설사를 압박하는 외부변수가 워낙 많아서다. 무엇보다 현장별 미청구공사와 부문별 원가변동요인 공시가 2016년 1분기부터 적용된다. 공개 수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찌 됐든 정보공개 수준은 높아진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요구 정보 수준도 높아졌다. 2015년 11월 26일 현대산업개발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현장별 미청구공사를 모두 기재했고, 분양사업지별 분양률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현장별 미청구공사나 계약률에 민감한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더불어 시중은행은 2015년 12월 14일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빌려준다는 얘기다. 지방에는 사실상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했고, 상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당연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환경도 까다로워져 재무여력이 있는 업체 위주로 건설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재무구조가 투명해지면서 ‘부실프로젝트’가 사라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중장기 성장기반까지 마련하면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이다. 업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건설업계의 발목을 오랫동안 잡아온 해외수주시장도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진 않을 전망이다.

 
저유가의 파장이 그리 크지 않아서다. 이미 건설사들은 장기 저유가 국면을 거치면서 산유국 중심의 시장을 다변화했다. 일례로 2015년 현대건설이 달성한 해외수주 40억 달러 가운데 산유국 수주가 쿠웨이트(6억 달러), 사우디(5억 달러)뿐이다. 저유가가 무조건 건설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지난 12월 삼성엔지니어링은 롯데케미칼 미국법인과 함께 8억 달러(약 94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직접적인 호재도 있다. 2016년부터는 저가수주 후유증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2011~2012년 수주했던 해외저가물량이 인도될 시점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2014~2015년 분양한 주택사업의 평균 계약률이 95%를 웃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따른 수익이 2016~2017년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kyungja.lee@truefriend.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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