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 ➎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가게를 만든다」 저자 김상훈 소장

▲ 김상훈 소장은 “창업시장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올해로 20년째 창업컨설팅 사업을 올곧게 하고 있는 ‘스타트비즈니스’ 대표 컨설턴트 김상훈(50) 소장. 그는 최근 저술한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가게를 만든다」에서 대한민국 창업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작지만 강한 가게를 소개했다. 김 소장이 생각하는 대박가게와 창업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 자영업계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데, 대박가게가 여전히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돈의 흐름’ ‘돈의 길’을 안다는 것이죠. 정확히 말하면 시장의 흐름을 잘 안다는 겁니다. 시장은 공급과 수요라는 두개의 수레바퀴로 움직입니다. 대박을 치는 창업자의 공통점은 남들이 많이 가는 길을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제가 예비창업자에게 주문하는 첫 번째 키워드가 ‘공부’인 이유가 여기에 있죠.”

✚ 무엇을 중점에 두고 공부를 해야 할까요.
“시장 공부를 먼저 해야 합니다. 시장은 살아 있는 생물과 같습니다. 시장은 상권이기도 합니다. 상권의 변화는 시시각각 달라집니다. 이 때문에 창업자는 상권의 변화를 그때그때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시장엔 대박가게도, 쪽박가게도 있습니다. 저마다 이유가 분명합니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공부하다 보면 나만의 창업전략이 생길 겁니다.”

✚ 어찌 됐든 가게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공부의 초점도 거기에 맞춰야 할 것 같구요.
“그렇습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묻죠. 가게 경쟁력, 그게 뭡니까?
“핵심은 반복구매 빈도입니다. 구매가 반복적으로 이어진다는 건 상품·가격·시설·서비스 등 어떤 분야에서든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죠. 가게 경쟁력의 핵심은 다시 가고 싶은 가게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가게 경쟁력은 시대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지금 같은 불황기에는 가게의 운영전략이 달라야 할 듯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불황기라고 꼭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대한민국 소비자가 좀 까다로운가요? 우리 소비자들은 호황기에도 ‘새로움’에 반해야 지갑을 엽니다. 새롭지 않으면 구매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라는 거죠. 어찌 됐든 불황기 마케팅 전략은 ‘새로움’에 맞춰져야 합니다.”

이처럼 김상훈 소장은 예비창업자에게 ‘공부’와 ‘습득’을 강조한다. 그래야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전수傳受창업’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수창업이란 누군가에게 받은 지식이나 기술 등으로 창업을 하는 것이다. 나 홀로 문을 여는 ‘독립창업’, 브랜드를 빌리는 ‘프랜차이즈 창업’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

✚ 전수창업을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장사의 신神’으로 유명한 우노 다카시의 이자까야를 생각해 보자구요. 우노 다카시의 가게에서 무릎 꿇고 배우면서 우노 다카시의 사업철학과 운영 노하우를 100% 터득하는 것이 전수창업의 핵심입니다. 프랜차이즈의 핵심가치는 본사(가맹본부)가 소유합니다. 하지만 전수창업의 핵심가치는 전수를 받은 창업자가 보유합니다.”

✚ 지식과 기술을 오랫동안 전수받았기 때문에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을 듯합니다.
“당연합니다.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식이든 기술이든 뭐 하나라도 다른 게 있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전수창업은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도 전수창업을 통해 문을 연 가게가 있나요?
“그럼요. 켄로쿠우동, 제주도그릴이 대표적입니다.”

✚ 기술과 지식을 잘 전수받았더라도 ‘베푸는 마인드’가 없으면 무용지물이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장사의 기본은 베푸는 마인드입니다. 베푼다는 것은 창업자의 가치를 소비자와 나누는 일입니다. 기업경영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CSR)이 중요해지듯, 창업시장에서도 창업자의 심성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고객을 품을 수 있는 창업자의 그릇이 필요해졌다는 겁니다.”

✚ 장사꾼이 아니라 사업가가 되라는 조언이군요.
“음, 그렇지는 않습니다.”

▲ 일본 우노 다카시의 이자까야는 전수창업의 모델이다.[사진=더스쿠프 포토]
✚ 이유는요?
“전 장사꾼과 사업가가 다르다고 보지 않습니다. 흔히 돈만 좇으면 ‘장사꾼’이라고 비하하지만 ‘꾼’의 기질 없이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습니다. ‘화이트 칼라’로 대표되는 사업가도 밑바닥에서 전력투구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죠.”

✚ 장사꾼이든 사업가든 초보 창업가에게 ‘기질’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템이 무엇보다 중요할 듯한데요. 아이템을 결정하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아이템 선정 기준은 총 5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나를 분석하는 겁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창업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누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셋째, 어떤 업종이나 형태의 창업을 할 것인지를 숙고해야 합니다. 업종별로는 음식업, 판매업, 서비스업, 형태별로는 프랜차이즈, 전수창업, 독립창업 중 하나를 골라야겠죠. 넷째, 후보아이템의 투자금액과 수익성을 직접 상권에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종합적으로 교차분석을 해야 합니다.”

✚ 예비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은 도박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사업모델입니다. 하지만 미디어들은 실패율이 높다고 연일 떠들어댑니다. 그럼 창업을 포기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으면 될 겁니다. 문제는 그런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창업시장에서 희망을 찾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겁니다. 이를테면 ‘희망 찾기’ 모델이랄까요.”
 
“가지 않는 길을 가라”

✚ 희망 찾기 모델이 결국은 대박가게 아닌가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박가게는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창업자가 고객과 함께 행복한 가치를 누리는 가게를 대박가게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할 때 ‘베풂의 DNA’로 무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더스쿠프 겸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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