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특화 평면’ 경쟁

▲ 건설사들이 특화 설계를 도입해 새로운 아파트 평면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전용면적이 같더라도 평면의 타입에 따라 청약 성적이 갈린다. 건설사들이 아파트에 개성 있는 평면을 도입하는 이유다. 내부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벽체로 틈새 공간을 만들거나 저층부에 테라스를 조성하기도 한다. 이제 똑같은 설계의 성냥갑 아파트는 옛말이 된 것 같다.

주택 분양시장에 ‘평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역대 최다 분양 물량이 예고된 만큼, 건설사들이 다른 아파트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평면) 특화 설계’에 나선 것이다. 이런 설계는 아파트의 이미지는 물론 가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건설사들은 ‘베이(bayㆍ전면 발코니에 인접한 방이나 거실의 개수)’를 기준으로 평면 전쟁을 벌였다. 1980년대 아파트 평면은 대부분 2베이ㆍ3베이 구조였다. 침실개수가 중소형은 2개, 대형은 3개 정도였고, 욕실은 1개에 불과했다.

1990년대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건설사들이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평면을 공개했다. 3베이 구조를 기본으로 중소형은 침실 3개, 욕실 2개까지 등장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4베이 또는 4.5베이 아파트도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발코니가 남쪽 혹은 동쪽을 향하고 있어 베이가 많을수록 채광ㆍ환풍에 유리하다. 건설사들이 베이를 경쟁적으로 늘렸던 이유다. 하지만 베이는 장점만큼 단점도 많았다. 베이가 많을수록 아파트의 평면이 좌우左右로 길어지고 상하上下는 짧아지기 때문이다. 동선動線이 협소해지는 단점도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혁신 평면’ 경쟁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유행처럼 번지는 특화설계 = 특화설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틈새 면적을 만드는 것이다. 기본 평면에 입주자가 내부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벽체를 둬 알파 공간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런 유형의 설계로 주목을 끌고 있는 단지는 서울 동작구 사당 1구역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다. 생활 유형에 따라 공간과 가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공간과 수납기기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수납 특화시스템’도 적용,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출입구 현관장에는 골프가방 같은 부피가 큰 물품도 보관이 가능하다. 복도수납장에는 선풍기, 가습기 등 계절 가전과 청소용품을 보관할 수 있다.

■ 공식 깬 틈새 상품 = 기존 평면 공식을 깬 상품도 등장했다. 틈새 평형 아파트다. 틈새 평형은 소형 59㎡(약 18평), 중형 84㎡(약 25평), 대형 114㎡(약 34평)를 제외한 나머지 평형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중소형 면적을 69㎡(약 20평), 72㎡(약 21평), 76㎡(약 22평) 등으로 세분화하거나 중형과 대형 사이의 99~102㎡(약 29~31평)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틈새 평형의 인기는 청약 성적이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6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주 황성KCC스위첸’은 모든 주택형이 평균 15.61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중 64가구를 모집한 전용 75㎡에는 1597명이 몰리며 24.95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 발코니 활용한 상품 봇물 = 포켓발코니를 적극 활용해 차별화된 내부 평면을 선보이는 아파트도 등장했다. 포켓발코니란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를 아파트 안쪽으로 배치, 미니바ㆍ서재와 같은 개인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유사한 타입으로는 한옥형 평면이 있다. 한옥의 안마당ㆍ사랑방을 아파트에 도입한 평면이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계층에서 인기가 좋다. 수평공간이 아닌 수직공간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거실 한쪽 벽면에 붙박이 책장을 설치해 서재로 활용하는 서재형 평면이다. 바닥면적을 활용하지 않고 수납공간을 늘리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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