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 관련 법규의 미비로 발이 묶였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된다.[사진=뉴시스]
2016년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해다. 전기차를 도입하려는 운송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데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도 제정되고 있어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잇달아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다. 이중에서 SM3 Z.E.로 시장을 선점한 르노삼성의 활약은 눈여겨볼 만하다.

8000대. 정부가 올해 민간시장에 공급하는 전기차 대수다. 지난 8년간 공급된 전기차보다 1.5배 많은 수치다. 2020년까지는 총 2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구매자의 세제 혜택도 유지하기로 했다. 신규 공동주택에는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한다. 급속 충전 시설 역시 2020년 1400기, 2025년에는 3300기로 늘린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시동 건 전기차 시장

완성차 기업들도 전기차에 열을 올리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친환경 전용차를 내놓고 각각 ‘아이오닉’과 ‘니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국GM은 주행연장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를 선보인다. 특히 르노삼성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 회사의 국내 유일 세단형 순수 전기차인 ‘SM3 Z.E.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11월 출시된 이 모델의 판매량은 지난해 10월까지 1554대. 전체 전기차 판매량(5157대) 가운데 30.1%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에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가 이 모델인 셈이다.

무엇보다 SM3 Z.E.가 ‘전기차 택시’의 모델로 선정ㆍ보급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SM3 Z.E.가 향후 도심지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가 국내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길도 열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자동차부품연구원,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보험개발원,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함께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초소형 전기차 분류 체계를 논의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정부는 내년 시범운행을 거쳐 도로 환경 등을 추가 점검한 뒤 정식 운행을 위한 조건을 보완할 방침이다.

트위지는 사륜전기차다. 크기는 일반 승용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도심형 이동수단의 대안으로 꼽혀왔다. 2012년 글로벌 출시 이후 유럽에서만 1만5000대 이상 판매되면서 안정성도 증명했다. 별도의 충전 인프라 없이도 가정용 220v 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다. 1회 완충에는 약 610원의 전기요금이 든다.

르노의 배달용 미니밴인 ‘캉구’도 우리나라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차량은 최고 60마력을 발휘하는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7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택배 운송에는 부족함이 없는 거리다. 또한 매번 정해진 경로를 다닐 경우 충전 시간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캉구는 이미 유럽에서 우체국이나 택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르노삼성은 국내 전기차 인프라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 민간보급을 실시하는 전국 16개 지자체에 전기차 전담 파일럿을 배치하고 전기차 전문 AS센터를 226개로 확대 구축했다. 르노삼성이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으로 ‘전기차 시대’를 이끄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 선택 아닌 필수

전기차의 대명사 ‘테슬라(미국)’와 ‘비야디(중국)’가 한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지금, 르노삼성의 움직임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한국 전기차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서다. 그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시장을 황금알 낳는 거위로 바라보고 있다. 수소차에 집중하고 있다지만 현대차의 전략이 아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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