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 인 | 로봇, 소리

▲ 영화 '로봇, 소리'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2003년 대구, ‘해관(이성민)’의 하나뿐인 딸 ‘유주(채수빈)’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무런 단서도 없이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해관은 10년 동안 전국을 헤맨다. 아내마저 이제 포기하라고 해관을 말리던 그때,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 ‘소리’를 만나게 된다.

해관은 목소리로 사람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소리’와 함께 딸을 찾기 위해 나선다. 둘은 조금씩 유주의 흔적에 가까워지지만 사라진 로봇을 되찾으려는 국가정보원의 감시망 역시 빠르게 조여오기 시작한다. 과연 둘은 사라진 유주를 찾을 수 있을까.

딸 바보로 불릴 만큼 유주를 사랑했던 해관은 둘만의 비밀본부를 만들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하지만 유주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조금씩 멀어지고 의견충돌이 잦아지던 어느날 딸아이가 사라지고 만다. 이후 해관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딸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전국을 돌아다닌다.

하지만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가 유주를 찾는 것을 포기 한다.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던 해관은 딸을 찾는 것을 포기하려던 순간, 우연히 위성에서 떨어진 로봇을 만나게 된다. 로봇은 모든 휴대전화 소리를 감청할 수 있다. 또한 휴대전화번호로 대상의 위치까지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관은 로봇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딸아이의 휴대전화 소리를 찾아 나선다.

영화 ‘작전’을 통해 독특한 소재를 잘 다루는 감독으로 알려진 이호재 감독. 그는 ‘로봇, 소리’의 연출을 맡은 이유로 소재의 특이성과 영화속에 담긴 따뜻한 내용을 꼽았다. 여기에 한국 영화 최초로 로봇이 등장하는 만큼 영화는 ‘소리’의 개발 과정에서부터 많은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딸을 찾는 아버지 ‘해관’역은 이성민이 맡아 자식을 둔 부모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아버지를 연기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식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가슴 절절한 부성애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살아있는 인물이 아닌 로봇과의 연기를 진정성 있게 소화해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희준’과 ‘이하늬’가 국정원 직원 ‘진호’와 항공우주연구원 ‘지연’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희준은 직업정신이 투철한 국정원 직원으로 이성민과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이하늬는 항공우주연구소의 엘리트 연구원으로 ‘소리’에 의존하는 해관을 잘 이해하는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다. 로봇 ‘소리’의 목소리는 배우 ‘심은경’이 연기했다. 그는 섬세한 연기로 소리의 감성과 이미지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특히 상황에 맞춰 목소리의 톤을 달리하는 디테일한 연기로 로봇임에도 한없이 인간적인 ‘소리’의 모습을 구현했다.

이 영화의 배경은 2003년 대구다. 이호재 감독이 ‘대구지하철 참사’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부성애’와 ‘세상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이라는 신선한 스토리가 만난 영화 ‘로봇, 소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휴먼 감동 드라마로 관객의 심장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 기자 guhs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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