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하락이 걱정? 이렇게 비싼데…
물가하락이 걱정? 이렇게 비싼데…
  • 김정덕 기자
  • 호수 177
  • 승인 2016.02.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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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1 | 설에 곱씹을 만한 이슈 7選

총선이 코앞이다. 어떤 정치인을 뽑느냐에 따라 내 가계부, 내 자녀의 취직과 결혼, 내 손자의 점심 밥그릇의 희비가 엇갈린다. 하지만 오랜만에 마주 앉은 가족들과 무거운 이야기를 나누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래서 더스쿠프(The SCOOP)가 ‘2016년 설 연휴에 곱씹어볼 만한 이슈’를 정리해봤다.

▲ 국민 대다수의 관심사는 세금과 관련 있었다.[사진=뉴시스]

1 누리과정, 그리고 증세 = 누리과정 보육료는 이명박 정부가 만들었다. 2012년 3월부터 정부가 부모 소득에 관계없이 만 5세 이하 자녀의 보육료를 월 2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여야가 모두 환영했던 복지제도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후보 시절 이를 확대했다. 0~5세까지 무상보육 공약을 내걸었던 거다. 2013년 정부는 실제로 누리과정을 만 3~5세로 확대했다.

하지만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두고선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정부는 “교육교부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떵떵 쳤지만 갈등만 유발하고 말았다. ‘지방교육청(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부담해야 하는지’ ‘중앙정부가 증세를 통해 부담해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증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방법론이 나오는 게 순리인데, 정부와 교육청은 ‘밥그릇 다툼’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2 누굴 위한 담뱃값 인상 =
박근혜 정부는 담뱃값을 인상하면서 ‘국민 건강’을 그 명분으로 내세웠다. 곳곳에서 ‘나라곳간을 채우는 증세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정부는 손사래를 쳤다. 결과는 어땠을까.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담뱃값 인상에 따른 효과’에 따르면 애초 정부가 예상한 금연 효과와 세수 증가 수치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담배 소비감소량은 정부 예상치보다 4억6500만갑 적었고, 세수는 예상치보다 8000억원 많았던 거다. 전년 대비로는 3조5608억원 늘어난 10조5340억원이 걷혔다. 정부는 세수 증가분 가운데 1조원은 국세, 1조4000억원은 지방재정, 1조2000억원은 건강증진부담금 등으로 쓸 예정이라고 한다. 담뱃값 인상을 단행한 정부의 목적이 세수증대였는지 국민건강 증진이었는지 모호해지는 대목이다.

3 체감경기와 물가의 심각한 괴리 = 연초부터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두부ㆍ달걀마늘생강채소 등을 비롯해 소주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다. 심지어 쓰레기봉투 가격까지 올랐다. 지자체별로 버스와 택시요금, 상하수도 요금 인상도 앞두고 있다. 재래시장에서는 고등어 한 마리가 7000원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임금은 크게 오르지 않은 상황이어서 설 차례상 차리기도 빠듯할 전망이다. 전셋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평균 전셋값은 집값의 74.7% 수준이다. 정부는 0%대 물가인상률을 걱정하지만, 물가를 측정하는 기준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얘기다. 측정치와 체감치를 현실화해야 제대로 된 물가정책도 나올 수 있다.

4 저유가 혜택 못 받는 국민 =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 한달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저유가를 실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배럴당 30달러면 1L당 가격은 얼마나 될까. 1배럴은 158.9L다. 1월 27일 원달러 환율(1달러-1200원)을 적용하면 1L당 원유가격은 227.6원에 불과하다. 정유사가 정제마진을 붙여 2배 이상의 가격에 팔더라도 500원이 채 안 된다. 그만큼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기름을 우리 국민만 6~7배 정도 비싼 값을 주고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유는 유류세에 있지만 정부는 ‘세수가 부족하다’며 유류세 인하책을 꺼내놓지 못하고 있다. ‘낮은 기름값이 여행수요를 자극해 내수가 살아날 수 있다’는 공식이 나와 있음에도 말이다.

5 무늬만 저신용등급자 살리기 = 금융위원회가 최근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4~7등급의 저신용등급자를 대상으로 연 10~15%대 금리수준의 은행대출을 가능하게 하는 게 골자다.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게 근본 취지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무늬만 그럴싸하지 직접 가보면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퇴짜당하기 일쑤”라면서 실효성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일부에선 “빌려도 갚을 수 있도록 임금을 올려주든지 안정적으로 갚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든지 금리를 확 내려주든지 해야 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주택정책에서도, 내수정책에서도, 중소기업정책과 창업정책에서도 문제를 푸는 대책으로 대출을 내놨다.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6 부와 가난의 대물림 논란 =
우리나라 양극화 논란은 현재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된다. 논란의 핵심은 현재의 차이가 아니라 그 차이가 대물림된다는 점이다. 2011년 소득분포 자료를 토대로 신광영 중앙대(사회학) 교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60대 빈곤층(정규직 제외한 소득 하위 40%)이 30대 자녀와 동시에 빈곤을 겪고 있을 가능성은 21.41%였다. 하지만 정규직고용주 지위를 유지한 안정된 60대의 30대 자녀들이 빈곤층이 될 가능성은 8.87%에 불과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스펙이 달라지고, 그게 취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저논란’을 잠재울 만한 대책과 혜안이 필요한 때다.

7 암울한 노동시장의 현실 = 지난해 두산그룹 계열사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해 논란이 됐다. 그런데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언제 또 비슷한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기업이 ‘쉬운 해고’ 할 수 있는 경제활성화 입법을 촉구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서는 기업이 취업규칙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다’는 지침까지 내놨다. 이 지침이 적용되면 ‘취업규칙 변경 시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현행법이 무력화된다.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청년들은 높은 연봉을 좇아 중국 기업으로, 안정을 좇아 공무원시험에 몰입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청년들에게 창업, 창의, 도전을 요구한다. 앞뒤 다른 정부의 행태, 어찌하오리까.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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