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공 지름길 ‘역발상 전략’

‘○○하면 성공한다.’ 창업할 때 흔히 통용되는 속설이다. 장사가 시원치 않은 불황일수록 ‘○○하면 대박’이라는 속설은 많아지게 마련이다. 전략 부서가 따로 있는 대기업이야 그럴 필요 없겠지만 자영업자 또는 소자본 예비 창업자는 이런 말에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속설을 충실하게 따라도 실패하는 사례는 많다. ‘워런 버핏의 투자전략’을 밤새워 읽어도, 버핏처럼 고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 ‘○○하면 대박’이라는 속설만 믿었다간 창업시장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다.[사진=뉴시스]

✚ 2층서 음식점 하면 실패할까 =
‘먹는 장사는 1층’이라는 것은 외식업계의 불문율이다. 그럼 1층에서 장사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까? 꼭 그렇지 않다. 1층은 사실 장점만큼 단점이 많다. 무엇보다 높은 임차료를 부담해야 한다. 1층에 입주하기 위해선 만만치 않은 점포 관련 비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창업자금은 대개 점포 임대비 50%, 시설비 40%, 기타 운영비 10%로 쪼개 쓰는 게 상책이다. 이른바 창업자금의 ‘5대4대1’ 법칙이 이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1층에 점포를 얻으면 5대4대1 법칙이 크게 흔들릴 우려가 있다. 임대비ㆍ권리금이 높아 점포 임대비용으로 창업자금의 50% 이상을 사용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 신메뉴에만 집착했다간 악순환의 고리에 얽힐 우려가 크다.[사진=아이클릭아트]
반면 2층 이상에 위치한 점포는 5대4대1 법칙을 쉽게 고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적은 투자비용으로 넓은 매장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도랑 치고 가재도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입지는 물론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황금률도, 불문율도 아니다. 입지보다 중요한 것은 많다.

대표적인 게 품질이다. 가령 외식업체의 경우 맛만 괜찮으면 척박한 입지를 능히 극복할 수 있다. 불리한 입지조건에도 성공한 외식업체 창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낮에는 일하고, 새벽과 밤엔 전단지를 돌렸다’고 말한다. 발품과 피땀이 속설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박리다매 경쟁력 있을까 = 불황일수록 저가전략이 붐을 이룬다. 소비자의 얇아진 주머니를 공략하기 위해선 박리다매가 최선책이라는 것이다. 저가전략은 물론 유용하다. 그러나 때론 독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원가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작정 판매가를 낮추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까다로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힘들 수도 있다.

지갑이 제아무리 얇아졌어도, 자신의 가치와 만족은 최대한 유지하는 게 요즘 소비자다. 소자본 창업은 생산성소비성수익성이 동시에 이뤄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전가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선 꼼꼼한 원가분석과 함께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저가전략보다 중요한 것은 적정 수익률과 품질이다.
✚유동인구 많으면 대박 날까 = 창업 준비자들은 입지를 선정할 때 흔히 유동인구의 흐름을 가장 먼저 본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높은 임대비를 부담하면서 점포를 구한다. 틀린 전략은 아니다. 그렇다고 적절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유동인구만 보고 장소를 고르는 것은 어쩌면 하책이다. 유동인구보단 자신이 하려는 아이템의 고객 수를 체크하는 게 먼저다. 또한 현재 상권의 성장 가능성, 잠재능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많은 유동인구가 대박의 절대 요건은 아니다. 유동인구보다 중요한 요소는 이처럼 많다.

✚독창적 아이템 100% 성공할까 = 최근 창업시장에서 독창적 아이템이 속출하고 있다. 불황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남다른 아이템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이를테면 차별화 전략이 대세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전략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지나친 차별화 전략은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살 수 있다. 예비 창업자는 차별화 전략으로 무리한 투자를 하기보단 소비자의 구매단위경로시기성향가격을 먼저 체크해야 한다. 그러면 동일한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어도 어이없이 패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성급하게 차별화 전략을 꾀하기보단 기초부터 탄탄히 하라는 의미다. 뭐든지 지나치면 해다.

✚상품 숫자가 경쟁력일까 = 외식업체들은 통상 수익이 예년만 못하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 특히 소규모 업체일수록 이런 성향이 짙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선택이다. 신메뉴가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 폐기율이 높아지고, 재고가 쌓인다. 그럼 또다시 신메뉴를 개발하고, 또 실패하면 다시 재고가 많아진다. 신메뉴에 집착했다간 악순환의 고리에 얽힐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외식업계엔 이런 속설이 있다. ‘상품(메뉴)을 잘 갖춰야만 고객이 모인다.’ 하지만 여기서 상품을 잘 갖추라는 말은 많은 메뉴를 취급하라는 뜻이 아니다. 좋은 상품을 만들라는 의미다. 하지만 창업자들은 종종 이 의미를 착각한다.

메뉴 많다고 장사 잘 되지 않아

가령 ‘메뉴만 많으면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유행성 상품만 만들어 판매한다는 것이다. 숫자는 무미건조한 숫자에 불과하다. 많은 상품보다 입지에 걸맞은 상품을 내놓는 게 상책이다. 그래도 신상품을 출시하겠다면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략은 속설일 뿐이다. ‘○○하면 대박’이라는 말은 ‘○○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뜻으로 재해석해야 한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는다. 그래야 현명한 자영업자 또는 창업 준비자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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