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문제 없나

기름값 문제가 불거지면 정부는 늘 정유사와 주유소로 탓을 돌렸다. 유통구조를 바꾸겠다면서 알뜰주유소를 탄생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기름값의 50~60%는 유류세다. 문제는 유류세가 국제 가격과 다르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정유사의 공급가격과 연동돼 있어서다.

유류세는 국내 정유사의 세전 가격과 연동돼 있다. 세전 가격이 전월 대비 10% 오르면 유류세는 1% 오르고, 가격이 10% 내리면 유류세도 1% 내려간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떨어져도 국내 정유사들이 세전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유류세의 비율은 하향 조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름값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올 때마다 유류세보다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의 유통구조를 지적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기름값이 묘하다”면서 삼성토탈(현재 한화토탈)을 시장에 진입시키고, 알뜰주유소를 만들어 주유소 가격에 압박을 가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제 주유소들은 정유사의 공급가가 오르면 판매가격을 올렸고, 공급가가 내릴 때는 판매가격을 더 많이 낮췄다. 공급가격을 정확히 반영한 셈이다. 주유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물론 정부 주요 세수의 한 축인 유류세를 내려야 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조차 높은 유류세로 세수를 확보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서다. 중요한 건 과도한 유류세 탓에 우리 국민이 저유가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걸 정부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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