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심층분석] “된다” vs “안 된다” 삼성ㆍ애플이 키맨

OLED 대중화 서로 다른 전망

OLED 시대가 열릴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OLED TV를 생산할 것”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OLED를 접목할 것”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어서다. 하지만 OLED 시대가 생각만큼 빨리 오지 않을 거라는 반론도 많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올해 본격 개화할 것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 나도는 기대감이다. 새삼스러운 전망은 아니다. 몇년 전부터 연례행사처럼 나오던 얘기다. 문제는 올해 OLED 대중화를 실제로 이룰 수 있느냐다. 시장이 기대감을 내비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삼성전자가 OL ED TV 생산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프리미엄TV 시장을 지배하던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OLED TV를 내세운 LG에 밀리고 있어서다.

OLED TV를 만드는 기업은 현재 LG전자뿐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OLED TV가 아닌 SUHD(Super Ultra High Definition) TV로 대응해 왔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00달러(약 369만원) 이상의 프리미엄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한 57%를 기록했다. 여전히 LG전자의 시장점유율(25%)을 압도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한풀 꺾인 셈이다.

실제로 LG전자의 같은 기간 성장률은 18%에 달했다. 특히 2015년은 삼성 SUHD TV와 LG OLED TV가 본격적으로 맞붙은 첫해였다는 걸 감안하면 LG전자가 완승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플렉시블 AMOLED를 탑재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 애플은 “2018년께 출시될 아이폰8에 플렉시블 AMOLED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74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7540만대) 0.4% 줄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재무담당자는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 분기 대비 약 250억 달러 감소한 500억 달러(약 60조25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위기 국면을 애플은 ‘플렉시블 AMOLED’로 뚫을 것으로 보인다. 플렉시블 AMOLED는 LCD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고 휴대성이 좋아 스마트폰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이 OLED 생산을 주문한다면 공급업체들의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OLED 성장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거라는 전망이다. 일단 삼성전자 측에서는 ‘OLED TV 투자설’을 일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TV 시장은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시장점유율이 밀리고 있는 건 맞지만 OLED TV를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의 수율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애플의 투자에도 리스크가 있다. 현재 플렉시블 AMOLED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뿐이다. 문제는 두 업체가 애플과 협력관계인 동시에 경쟁관계라는 점이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요청에 따라 플렉시블 AMOLED 투자는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주도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투자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사의 이해관계와 시장상황에 따라 보수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OLED의 본격 개화, 아직은 갈 길이 멀고 걸림돌도 많아 보인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고준영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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