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활력 넣을 ‘마중물’ 필요하다
시장에 활력 넣을 ‘마중물’ 필요하다
  • 김미란 기자
  • 호수 181
  • 승인 2016.03.07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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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절벽 해소하려면…

▲ 소비자심리지수가 메르스 사태 때로 돌아가 경제를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200여갸 브랜드 상설할인매장이 있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사진=뉴시스]
낭떠러지로 떨어질 기세다.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도, 미래 전망도 냉랭하기만 하다. 한번 닫힌 후 열릴 줄 모르는 지갑처럼 소비자의 마음에도 빗장이 걸렸다. 올 2월 소비심리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다. 소비심리가 역주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어떤 대책을 꺼내들어야 할까.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요즘 말로 역주행했다. 지난해 6월 메르스 사태 때로 돌아간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8을 기록,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2015년 12월) 기준값인 100에 못 미치는 수치다. 메르스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98) 이후 8개월 만에 100선이 무너졌다.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CCSI는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라고 판단한다. 올 2월 현재 소비자들은 경제상황을 메르스 때만큼 나쁘게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질소비 증감률에서도 이런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원인은 근로소득 증가(1.6%), 기초연금 및 공적연금 수급자 확대(9.4%) 등이었다. 하지만 실질소득 증가율은 0.9%에 그쳤다. 물가상승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월 평균 소비지출은 지난해 256만3000원으로 0.5% 늘어났다. 무엇보다 실제 주거비가 20.8% 증가했다. 전세난으로 월세가구 비중이 높아진 탓이다. 2014년에 0.6% 줄었던 주류ㆍ담배 소비도 전년 대비 큰 폭(18.8%)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담배 소비는 26.4%나 늘었다. 지난해 1월 1일 전격 실시된 ‘담뱃값 인상’ 효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가구의 평균소비성향(가계 소득 대비 소비)은 꾸준히 하락세다.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73.4%, 72.9%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1.9%로 전년 대비 1.0% 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자 정부는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올 1분기 중 21조원 이상의 재정ㆍ정책금융 등을 추가로 확대하고 조기집행을 유도, 금융ㆍ세제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비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ㆍ금융 지원을 확대해 소비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세부적 계획을 보면, ▲승용차 개별소비세 재인하 ▲해외관광객 집중 유치 ▲주택연금 신상품 조기출시 ▲영화관ㆍ스키장ㆍ테마파크 등 할인 이벤트를 확대한다. 특히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택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분기 출시할 예정이던 ‘내집 연금 3종 세트(주택담보대출 전환 주택연금ㆍ보금자리론 연계 주택연금ㆍ우대형 주택연금)’를 앞당겨 3월 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은 실패했고 미국은 회복세

하지만 이런 소비활성화 대책이 유효한 성과를 거둘지는 알 수 없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계의 소비심리 회복은 올해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해 소비가 잠시라도 반등했던 건 메르스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시행 등 소비부양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르스 충격은 해소됐고 소비부양책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리보다 먼저 소비절벽을 경험한 일본과 미국의 정책에서 효과가 있었던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소비절벽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잘못된 대응으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다.[사진=뉴시스]
일본에는 1990년대 초반 소비절벽이 닥쳤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소비심리를 살리려 했다. 「치명적인 일본」의 저자 알렉스 커는 “1994년 일본에서 소비된 콘크리트 양은 단위 면적당 미국의 30배에 달했다”면서 당시 일본 상황을 비유했다. 하지만 이 경기부양책은 실패로 돌아갔고, 일본은 이후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장기침체에 돌입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미국은 소비심리 부활책으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택했다. ‘시장이 위축되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겠다’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시 의장의 승부수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각각 소비절벽을 경험한 일본과 미국은 다른 대책으로 맞섰고, 현재 모습도 다르다. 카드를 잘못 꺼내든 일본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적완화라는 극단적인 대책을 활용한 미국은 조금씩 회복세를 띠고 있다. 소비절벽에 직면한 우리 정부의 대책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정책효과가 마중물 역할을 해서 소비와 생산, 고용회복의 선순환 흐름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란ㆍ노미정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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