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ㅣ나홀로 흑자전환 원동력

▲ 동국제강이 사업재편,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사진=뉴시스]
철강 빅4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됐다. 포스코는 창사 첫 적자를 기록했고 현대제철과 세아그룹 역시 영업이익이 줄었다. 유일하게 동국제강만이 실적이 올랐다. 효율적인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 불황과 철강 공급과잉으로 신음하던 철강업계에서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한 기업이 있다. 동국제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조4896억원, 영업이익 1343억원(이상 개별 기준)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151억원을 찍었다.

철강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가 지난해 참담한 실적을 받아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포스코는 961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후 첫 적자였다. 세아그룹 역시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을 제외하고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아제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조46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1.81% 감소했다. 철강 빅4 중 사실상 동국제강만이 웃은 셈이다.

동국제강이 좋은 실적을 낸 배경에는 ‘사업 재편’이 있다. 무엇보다 2014년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ㆍ합병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존 열연 제품에서 냉연 제품까지 확대한 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주력 사업이지만 적자를 기록하던 후판 생산량을 적절한 시기에 줄인 것도 주효했다.

비핵심 자산을 빠르게 매각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매각, 4200억원을 확보했다. 포스코 계열사 주식과 유휴 부동산도 팔아치웠다. 이를 통해 챙긴 현금은 차입금 1조4036억원을 상환하는 데 사용했다. 그 결과,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2014년 말 239.5%에서 지난해 말 211.3%로 28.2%포인트 낮아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재무지표가 나아지면서 2014년 6월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이 올해 6월이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동국제강이 가시밭길을 완전히 헤치고 나온 건 아니다. 철강업계의 상황이 신통치 않아서다. 자동차ㆍ조선 등 전방산업도 어렵다. 이는 철강업계가 올해도 침체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동국제강은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올해는 브라질 CSP 제철소 투자를 마무리한다. 동국제강의 숙원이던 브라질에서 후판용 철강 소재를 직접 만들고, 조달해 글로벌 후판 일관사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포항제강소에 신개념 철근인 코일철근 투자, 프리미엄 컬러강판 생산 라인 증설 등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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