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 지난해 8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5 서머 케이팝 페스티벌’에서 싸이 공연을 보면서 춤을 추고 있는 외국인들.[사진=뉴시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울이 외국인이 많이 찾은 도시 중 13위에 올랐다니 자축할 만하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왜 찾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아쉽게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 관광, 언제까지 싸이에게 의존해야 할까.

얼마 전 미국 CNN 방송이 발표한 외국여행자가 많이 찾은 세계 도시 100곳 중에 우리나라 서울이 13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봤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939만명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양적 팽창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서울은 ‘트렌드의 중심 도시’로 성장했다는 걸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CNN 방송이 이미 밝혔다. “서울이 13위에 오른 이유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덕분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콘텐트가 아니라 싸이가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인 셈이라는 거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싸이를 활용한 관광 콘텐트를 내놓은 것도 아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곳을 그럴듯하게 상품화하지도 않았다. 그저 ‘싸이의’ ‘싸이에 의한’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여행 관련 전문가 집단을 양성해야 한다. 캐나다관광청은 시장 확대를 목적으로 여행 관련 전문인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오로라 스페셜리스트’ 교육 과정을 만들고, ‘캐나다 탐험가(Canada Explorer)’ 사이트를 개설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온ㆍ오프라인을 전문가 집단을 위한 장場으로 삼고 있다는 거다.

관광을 주도하는 조직도 격상해야 한다. 지금의 공사 형태로는 답이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청廳’ 수준으로 격상하고, 진짜 관광 기획자를 자리에 앉혀야 한다. 공개모집이라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사장 선임 방식을 버리고, ‘관광의 업業’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

걷기 쉬운 서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낯선 나라를 여행하면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니길 원하는 관광객이 얼마나 되겠는가. 유럽 도시여행의 핵심은 바로 ‘걷는 것’이다.

다양한 콘텐트 기획해야

좁은 골목을 돌고 돌다 보면 중앙광장에 도착하고, 그 중앙광장에서 많은 시민과 만나고, 동시에 광장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여하는 게 바로 ‘열린 관광’이다. 서울을 ‘걷기 쉬운 도시’로 만든다면 스트리트 쇼핑의 문화도 활짝 열릴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모든 광장을 시민과 시민, 시민과 관광객이 소통하는 장소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슬로투어(slow tour)의 콘셉트도 접목해야 한다. 이를테면 템플스테이와 연계한 관광상품은 외국인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마이스(MICE) 중심의 관광산업을 각각 쪼개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영문 첫 알파벳을 딴 ‘마이스 관광’은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덴 유리하다. 하지만 주최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만의 문화를 담은 작지만 강한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데 요즘 같은 침체기에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사회 각 영역별 공통점을 선별해 문화ㆍ영화ㆍ경제ㆍ연극ㆍ쇼ㆍ스포츠 등을 종합적으로 기획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각 분야별로 따로따로 진행하는 홍보 방식도 묶는 게 좋다. 홍보방안으로 아이디어를 내자면 ‘웹툰’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만화로 한국을 알리자는 건데, 왜 이런 방법을 쓰고 있지 않는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관광산업을 육성하자는 목소리는 많았다. 하지만 정작 실효성 있는 정책은 많지 않아 보인다.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과실만 얻겠다는 발상부터 뿌리뽑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관광은 미래가 없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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