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전문가 3人의 냉철한 조언

개미들은 주식투자에 손을 대는 순간 공통의 꿈을 갖는다. ‘대박’이다. 그러니 심지가 굳기로 소문난 사람도 이 시장에 들어오면 ‘귀 얇은 이’로 전락한다. 그렇다고 실패를 염두에 두고 주식시장에 뛰어들 수도 없고, 어찌해야 할까. 주식투자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큰돈을 벌려 하기 전에 주식투자를 얼마나 준비했는지부터 살펴보세요. 준비가 주식투자의 반입니다.”

▲ 아프리카TV의 ‘야간개장’팀. 왼쪽부터 이권희 메리츠종금증권 차장,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구준희 유안타증권 투자권유대행인.[사진=더스쿠프 포토]
증권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종목 비판, 매도 권유는 물론 개인투자자들이 얻기 힘든 ‘찌라시’ 정보까지 거침없이 쏟아 내는 이들이 있다.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TV의 ‘야간개장’ 팀(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구준회 유안타증권 투자권유대행인, 이권희 메리츠종금증권 차장, 권미란 아나운서)이다. 그들에게 개인투자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몇가지 던지고, 투자전략을 구해봤다.

✚ 우리나라의 주식투자자는 약 500만명(생산가능인구 3600만여명)에 불과하다. 주식은 저축이나 보험, 부동산, 펀드보다 선호도가 낮다. 주식시장은 과연 매력이 있나.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이하 조민규) :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주식투자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테크 수단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저금리와 부동산 시장 둔화 등 투자할 만한 곳도 많지 않다. 주식시장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권희 메리츠종금증권 차장(이하 이권희) : “부동산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국내 재테크 시장은 기형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선 더 이상 큰 수익을 내기 힘들다. 기업들의 배당성향도 늘고 있다. 조만간 선진국 지수에 국내시장이 포함된다면 성장 가능성도 있다. 주식을 단순히 투기로 여기는 문화까지 바뀐다면 주식시장처럼 매력적인 투자처는 없다고 본다.”

권미란 아나운서(이하 권미란) :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녹록지 않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개인투자자는 5%에 불과하다. 95%는 손해를 본다는 거다. 하지만 언제나 성장하는 산업과 기업은 있게 마련이다. 충분히 도전할 가치는 있다고 본다.”

✚ 주식시장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장처럼 보인다. 올바른 자세는 무엇인가.

권미란 : “투자가 철저한 준비, 부단한 노력, 경험 등을 이용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라면 투기는 운에 기대 무리한 시세차익만 추구하는 행위다. 올바른 자세는 ‘투자’를 하는 거다.”

조민규 : “정해진 기간 내에 수익을 얻으려고 하면 조급해지게 마련이다. 상황 분석도 힘들어진다. 기업과 동반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좋은 기업을 선별해야 성공할 수 있다.”

▲ ‘야간개장’ 패널들은 조급함을 갖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구준회 유안타증권 투자권유대행인(이하 구준회) : “주식투자의 원래 목적은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기업의 사업내용을 이해하고, 해당 기업의 장단점, 재무상태 등을 분석해 그 기업의 주주가 될지를 결정한다. 이 모든 과정이 투자 행위다. 이런 행위가 없으면 올바른 투자라고 할 수 없다.”

✚ 현재 주식시장 상황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최근 몇년간 그리 좋았던 적도 없는 것 같다. 더 어두울 거라는 전망이 많다.

조민규 : “시장지표(코스피ㆍ코스닥지수)만 보면 2010년 이후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대형주의 주가도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주식시장이 좋지 않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사이 주가가 오른 기업들이 꽤 많다. 올 한해는 상저하고上底下高 형태로 1분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거다.”

이권희 : “비슷한 의견이다. 제자리걸음을 하는 시장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진 산업군의 주식은 크게 오르고 있다. 더구나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이 개선되고 있고, 잘하는 사업에 집중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큰 폭의 상승장이 들어설 거라고 본다.”

구준회 : “국내 경기를 선도하던 산업들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경쟁자도 많아져 증시가 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 새로운 산업들이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데, 지금이 바로 ‘열린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산업들이 급성장하는 시기가 곧 다가올 것이다.”

✚ 목표주가는 ‘해당 기업이 지금과 같은 혹은 좀 더 나은 성과를 낼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근거 없는 데이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조민규 : “보통 목표주가는 실적 성장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환경은 여러 가지 변수(환율ㆍ금리ㆍ경기)에 따라 달라지고, 예상처럼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목표주가는 해당 기업의 가치척도로만 이해하면 된다.”

이권희 : “시장에선 애널리스트가 책정한 가치가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목표주가는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고, 리포트에 있는 ‘사실’만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 정보 비대칭성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많이 본다. 개인에게 불리한 시장 아닌가.

이권희 : “100% 공정함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런 시장은 어디에도 없다. 주식시장보다  지저분한 경우도 많다. 거래 주체들부터 공정거래를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조민규 : “주식시장은 불공정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정보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특히 내부 정보를 이용한 매매는 불법이다. 정보만 믿고 투자하기보다는 과욕을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하고 수익을 챙기길 권한다.”

✚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투자 전략과 전술이 있다면.

이권희 : “너무 급한 게 문제다. 주식을 사자마자 오르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 오른 종목은 금방 매도하고, 떨어진 종목은 절대 안 팔아서 의도하지 않은 장기투자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선 좋은 종목에 투자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분석해야 한다. 급등하는 주식보다는 꾸준히 상승하는 주식을 찾아야 한다. 남의 말만 듣다가 기관과 외국인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종목에 투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주식은 거의 오를 일이 없다.”

조민규 : “그렇다. 급하면 뭐든 체하기 마련이다. ‘주식만 하면 큰돈을 벌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나는 얼마나 주식투자를 할 준비가 된 사람인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구준회 : “분산투자로 개별 종목이 갖는 리스크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이렇게 하면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1업종에 1종목’을 철칙으로 삼길 권한다.”

권미란 : “자신의 투자 스타일과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나에게 잘 맞고, 내가 잘할 수 있는 투자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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